지난달 22일 변전소 화재로 한때 전동차 운행이 전면 중단되는 사태가 빚어진 대구지하철 2호선에 최근 정전 등으로 전동차 운행이 일시 중단되는 사고가 잇달아 발생해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대구지하철 2호선은 최근 10여 일간 5차례나 전동차 운행이 일시 중단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4일 오전 7시 19분경 대구지하철 2호선 사월역에서 문양역 방면으로 가던 전동차 2대에 14초가량 전력 공급이 끊겼다.
전동차가 관성으로 달린 덕분에 멈춰 서지는 않았으나 전동차 내 실내등이 갑자기 꺼져 승객들이 불안에 떨었다.
지하철공사 측은 정전 사태 이후 곧바로 전력 공급이 이뤄져 승객이 대피하지 않은 채 전동차 운행이 정상화됐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3일 오전 11시 42분경에는 지하철 2호선 범어역 지하 2층 역사에서 화재 경보가 울리고 대피 방송이 나와 승객 수십 명이 역 구내에서 급히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이 사태로 당시 역 승강장으로 진입하던 전동차도 2분여 동안 운행을 멈췄다.
화재경보기는 오작동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는 이날 발생한 황사 때문으로 추정됐다.
대구지하철공사 관계자는 “화재경보기는 다량의 연기나 먼지에 노출되면 경보음이 자동으로 울리도록 설계돼 있다”고 말했다.
대구지하철 2호선은 지난달 22일 만촌역 내 변전소 전력차단기 화재로 전동차 20대가 1시간 반 정도 운행을 멈추는 사태가 빚어졌다.
이어 같은 달 26일에도 담티역으로 들어가던 전동차와 감삼역으로 진입하던 전동차에 일시적으로 전력 공급이 끊겨 운행이 각각 9분, 1분가량 중단됐다.
대구시민들은 지하철에서 언제 무슨 사고가 일어날지 모르겠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회사원 이모(38) 씨는 “평소 출퇴근 때 지하철을 이용했는데 최근 사고가 잦아 시내버스로 교통편을 바꿨다”고 말했다.
주부 박화순(45) 씨는 “운행 중단 사고가 잇따르는 지하철을 타기가 너무 불안하다”며 “무슨 사고가 발생할지 몰라 늘 불안한 마음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지하철 2호선 전동차 운행 중단 사태는 만촌역 변전소 화재 사고로 인해 전력 공급이 불안정해진 탓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지하철공사는 아직까지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이상현 대구지하철 2호선 종합관제소장은 “불이 난 지하철 2호선 만촌역 변전소의 전력 설비가 복구되지 않아 인근 역사의 변전소를 이용하는 바람에 전력 공급이 다소 불안정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정전 원인을 규명하는 데 다소 시일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영남대 이광식(전기공학과) 교수는 “전동차에 대한 전력 공급 시스템은 작은 문제만 생겨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외부 전문기관을 통해 시스템 전반에 대해 정밀종합 안전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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