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일대 ‘꾹꾹꾹…’ 3시간 뒤져 車훔쳐
지난달 13일 강원도 스키장의 스키복 대여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K(20) 씨는 손님이 의자에 겉옷을 놓고 갔음을 알았다.
K 씨는 주인을 찾으려고 주머니에서 신분증을 찾다가 A(24) 씨의 승용차 열쇠(리모컨형)를 발견하곤 돌려주지 않았다.
두 달간의 아르바이트를 마친 K 씨는 18일 고속버스에 올랐다. 서울에 도착해 오전 2시부터 강남구 대치동 일대를 돌아다니며 리모컨 열쇠를 작동시켰다.
A 씨가 스키복을 빌릴 때 친구들과 대화하다가 “강남구 대치동에 산다”고 말했던 기억을 되살리면서.
K 씨는 3시간 만에 A 씨의 집 앞에서 ‘삑삑’ 하는 신호음을 울리는 밴 승용차를 찾아냈고, 고향인 경남 김해시로 그 차를 몰고 내려갔다. 그는 5일 오전 8시 50분경 창원서부경찰서 용강검문소를 지나다가 무인판독기에 걸려 붙잡혔다.
K 씨는 경찰에서 “차를 몰아보고 싶은 호기심에 잘못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차를 훔치기 위해 서울까지 간 것도 그렇지만 넓은 지역에서 리모컨 열쇠로 차량을 찾은 것도 특이하다”고 말했다.
K 씨가 대학 신입생이고 전과가 없으며 차량이 회수된 점을 감안해 경찰은 그를 6일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창원=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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