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4’ 권력기관장 중 2명 유임
새 정부 차관급 외청장 인사의 하이라이트였던 검찰총장, 국세청장 인사는 7일 결국 현 기관장이 유임되는 것으로 정리됐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여권에서는 검찰총장, 국세청장의 임기에 상관없이 정권 교체의 상징성을 고려해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이 대통령은 일단 유임시키는 쪽을 택했다.
임채진 검찰총장은 지난해 11월 취임한 뒤 ‘BBK 사건’ 수사 등을 지휘하며 정권 교체기에 검찰의 중립성을 유지하는 데 노력했다는 게 청와대 측의 평가다.
이에 앞서 인사가 결정된 김성호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와 같은 경남 남해 출신으로 새 정부의 핵심 사정-정보 기관장이 영남 동향(同鄕) 인사로 포진된다는 점이 유임 결정을 늦어지게 만든 변수 중 하나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임된 한상률 국세청장은 지난해 11월 ‘정윤재 게이트’로 구속된 전군표 전 청장의 뒤를 이은 정통 세무 관료로 새 정부의 경제 살리기 프로그램에 맞춰 세무조사 운영 방식 개선 등의 정책을 내놓은 바 있다. 1월에는 대한상공회의소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관계자들과 만나 ‘현장 세정(稅政)’을 펴기도 했다.
▽과거 정권 교체와 검찰총장 국세청장 거취=검찰총장 임기제(2년)가 도입된 뒤 배출된 15명의 총장 중 임기를 마친 이는 40%인 6명에 그쳤다.
특히 정권 말기에 임명된 총장은 새 정부 출범 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모두 물러났다. 김대중 정부 말인 2002년 11월 임명된 김각영 전 총장은 노무현 정부 출범 직후인 2003년 3월 ‘평검사와의 대화’에서 당시 노 대통령이 “김대중 정권에서 구성된 검찰 지휘부를 신뢰하지 못하겠다”고 말한 뒤 사표를 제출했다.
한상률 청장은 역대 국세청장 가운데 정권이 바뀌고도 유임된 흔치 않은 경우다. 국세청장은 법에 정해진 임기가 없기 때문에 정권 교체 후 경질되곤 했다.
김영삼 정부 출범 때는 추경석 전 청장이 사표를 냈다가 반려돼 연임됐지만 김대중 정권 출범 때는 이건춘 전 청장, 노무현 정부에서는 이용섭 전 청장이 새로 임명됐다.
노태우 정부에서 임명돼 김영삼 정부에도 재직했던 추 전 청장은 사표를 내고 김영삼 정부에서 다시 임명되는 방식으로 ‘사실상 유임’된 바 있다. 엄격하게는 유임이 아니라 재임명이었다.
▽여전히 건재한 다른 청장 차관급=전상우 특허청장은 4월 말에 임기가 끝나 그 뒤 후임 인선을 발표하기로 했다. 어청수 경찰청장은 2월 노무현 정부 임기 말에 임명될 당시 이명박 대통령 측과 사실상 조율을 거쳤기 때문에 애초부터 교체 대상이 아니었다.
장관급인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의 사표가 반려된 것도 눈에 띈다.
청와대 측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양국 의회를 아직 통과하지 못한 상황에서 한미 FTA를 마무리해달라는 차원에서 유임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이 협상 과정에서 한국 측 수석대표였고 미국 관계자에게도 비교적 좋은 인상을 남겨 별다른 비토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인사 대상은 아니지만 교육과학기술부 제2차관에 임명된 박종구 전 과학기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도 지난 정부 관료 중 새 정부 요직에 기용된 인사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막내 동생인 그는 1월 말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그의 이력서를 살피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혀 논란이 되기도 했다. 노무현 정부 때 임명된 이재훈 산업자원부 2차관은 새 정부에서 위상이 강화된 지식경제부 2차관을 맡게 됐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박용 기자 parky@donga.com
▼외청장 차관급 인사▼
체신부서 시작… 감사 실무부서 섭렵
남일호 감사원 사무총장
△경북 안동(54) △안동고, 고려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행정학 석사 △감사원 제2사무차장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한국형 헬기사업 등 무리없이 추진
양치규 방위사업청장
△제주(58) △육사 29기 △국방부 백두사업단장 △32사단장 △육본 기획관리참모부장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국립중앙박물관 용산 이전 지휘
이건무 문화재청장
△서울(61) △삼선고, 서울대 고고인류학과, 한양대 대학원 석사, 고려대 대학원 박사 △국립광주박물관장 △국립중앙박물관장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식품 - 의약품 관련 연구 논문 100여편
윤여표 식품의약품안전청장
△충남 논산(52) △서울대 약학과 및 서울대 약학박사 △대한약학회 부회장 △충북대 약품자원개발연구소 소장 △충북대 약대 학장 △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 부회장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동사무소 → 주민센터’ 개편 앞장
강병규 소청심사위원장
△경북 의성(54) △경기고, 고려대 법학과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대구시 행정부시장 △행자부 정책홍보관리실장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인사사령관 지낸 육군 인사 전문가
박종달 병무청장
△경남 창녕(59) △육사 29기 △3군사령부 참모장 △50사단장 △수도군단장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소방이론 전문가… 관련 저서 10여 권
최성룡 소방방재청장
△전남 영암(58) △나주고, 방송통신대 행정학과, 호서대 일반대학원 행정학 박사 △전라남도 소방본부장 △중앙소방학교장 △서울시 소방방재본부장 △대불대 소방행정학과 교수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농림부-산림청서만 30여 년 근무
이수화 농촌진흥청장
△경북 청도(53) △경북고, 성균관대 행정학과, 미국 미주리주립대 경제학 석·박사 △농림부 식량생산국장 △산림청 차장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지방행정 전문가… 2005년 등단도
정장식 중앙공무원교육원장
△경북 포항(58)△경북대사대부고, 서울대 경제학과(학사), 서울대 행정대학원(석사) △국무총리 행정조정실 기획관 △거창군수 △상주시장 △포항시장(민선 2, 3기)
이유종기자 pen@donga.com
사학계 中동북공정 대응운동 주도
최광식 국립중앙박물관장
△경북 경주(55) △중앙고, 고려대 사학과, 고려대 대학원 석·박사 △고구려연구재단 이사 △고려대 박물관장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