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씨 ‘눈물의 최후변론’

  • 입력 2008년 3월 13일 03시 07분


변양균씨와 나란히 징역 4년 구형

“이제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봄을 기다리는 초라한 여인에 불과합니다”

“이제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봄을 기다리는 초라한 여인에 불과하다.”

12일 서울서부지법 406호. 해외 유명 대학의 학력 위조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신정아(36·여) 씨는 최후 변론에서 이같이 말하며 끝내 눈물을 흘렸다.

“누구에게나 한두 가지 비밀은 있는데”라고 말한 뒤 한동안 진술을 멈춘 채 휴지로 눈물을 닦은 신 씨는 “몇 개월 동안 발가벗기다 못해 배 속의 창자까지 드러냈다. 극심한 참담함과 수치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신 씨는 이어 “나 때문에 많은 사람이 아파해 나의 아픔에 대해서는 말을 꺼낼 수조차 없었다”며 “살아가면서 나 때문에 아픔을 당한 분들을 위해 살고 싶다”고 말했다.

신 씨는 또 “공부보다 현장에서 일하는 것이 좋아 공부하는 것을 소홀히 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다”며 “결론적으로 나의 잘못이긴 하지만 (나 또한) 억울한 피해자”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제3자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돼 이날 신 씨와 함께 나란히 법정에 선 변양균 전 대통령정책실장은 최후 진술에서 “신 씨의 동국대 교수 임용, 흥덕사 특별교부금 지원 등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내가 한 행위가 있어 억울한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컴퓨터에서 문서를 위조한 증거가 나왔는데도 자신이 컴맹이라는 합리적이지 못한 변명으로 일관해 중형 구형이 불가피하다”며 신 씨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변 전 실장에 대해서도 “기획예산처 장관 등 요직에 있으면서 젊은 여인을 위해 직무를 남용한 것은 국가와 국민에게 죄를 지은 것”이라며 징역 4년을 구형했다.

또 임용택(법명 영배·56) 동국대 이사장에게는 징역 1년, 박문순 성곡미술관장에게는 벌금 2000만 원을 각각 구형했다.

신 씨와 변 전 실장에 대한 법원의 선고공판은 24일이나 31일 열릴 예정이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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