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국보급 불상 강도 잡아라”

  • 입력 2008년 3월 18일 02시 58분


‘금동여래입상’ 주인 꾀어 음식점서 조폭 동원 강탈

개인이 소장해 온 50억 원 상당의 국보급 불상이 조직폭력배들에게 강탈당해 경찰이 불상의 행방을 쫓고 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17일 통일신라시대 금동여래입상(사진)을 사겠다고 속여 골동품 판매상에게 불상을 갖고 오게 한 뒤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불상을 빼앗은 이모(45) 씨를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하고, 달아난 공범 7명을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금동여래입상 소유주가 골동품 판매상인 조모(61) 씨를 통해 불상을 팔고 싶어 한다는 소문을 듣고 조 씨에게 전화를 걸어 불상 구매 의사를 밝혔다.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모 한정식집에서 조 씨를 만난 이 씨는 식당 내 옆방에서 대기하고 있던 조직폭력배들과 함께 조 씨를 마구 때린 뒤 조 씨가 갖고 온 불상을 빼앗아 달아났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씨는 조직폭력배들에게 유인책과 위장 감정사, 행동대원 등의 역할을 맡기는 등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음식점 주변 폐쇄회로(CC)TV를 통해 이 씨를 검거했으나 불상은 회수하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달아난 조직폭력배들이 국내에서 불상을 파는 것이 힘들면 해외에 밀반출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강탈당한 금동여래입상은 통일신라시대 작품으로 전문가 감정가는 약 50억 원이다. 개인 소장이 가능한 비지정문화재인 이 불상은 현 소유주가 3년 전 중국에서 산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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