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전체 관리권 넘겨달라”
공원 조성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인천 부평구 산곡동 미군부대가 여론조사를 거쳐 토지이용계획을 확정짓기로 했으나, 국방부가 관리권을 주장하고 나서 또 다른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인천시는 미군부대의 30%를 공공용지로, 70%를 공원으로 조성하기로 한 부평구청의 여론조사를 토대로 4월 중 토지이용계획 변경안을 확정지은 뒤 행정안전부에 승인을 요청할 방침이다.
17일 인천시에 따르면 국방부는 올해 말부터 이전 사업을 시작할 부평 미군부대(캠프 마켓) 일원 61만5000m² 전체에 대한 관리권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 터 가운데 21만7000m²는 산림청 재산이고, 사유지 2%를 제외한 나머지는 국방부 소유다.
국방부는 최근 법제처에 문의한 결과, 부평 미군부대 국유지의 관리권을 모두 넘겨받을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제처가 ‘대한민국과 아메리카합중국 간의 상호방위 조약’ 4조에 따라 미군이 사용하고 있던 터에 대한 관리권을 국방부 장관에게 주도록 했다는 것.
국방부는 주한 미군기지 이전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반환된 미군기지 부지는 매각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국방부가 관리권을 모두 갖게 되면 미군부대 터를 매각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국방부와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미군부대 토지이용계획을 4월까지 마련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림청이 보유하고 있는 터를 중심으로 20만1000m²는 현재 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지정돼 있는 상태다.
국방부가 이 주거지역을 공원 등으로 변경하려는 시 계획이 확정되기 전에 부대 터를 매각하게 되면 공원 조성사업도 막대한 차질을 빚게 된다.
행안부는 전국 93곳의 미군부대 이전 대상지 중 부평 미군부대만이 활용 계획을 확정짓지 못하자 늦어도 5월까지 개발 계획을 제시하도록 한 상태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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