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서남북/“사면초가 中企에 특단 대책을…”

  • 입력 2008년 3월 19일 07시 16분


“원자재 값 폭등에 유가 상승으로 공장 가동을 멈춰야 할 판입니다.”

1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과 지역 중소기업 대표들과의 간담회 자리. 중소기업 대표 120여 명은 김 회장의 손을 잡고 이구동성으로 특단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419개 아스콘 제조업체 대표들은 성명을 내고 “원가 상승으로 적자가 늘어 생산 및 공급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며 조달청에 원자재 가격 인상분의 납품 단가 즉시 반영을 요청했다.

이에 앞서 17일 부산 자갈치시장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허남식 부산시장과 수산인과의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배를 움직일수록 적자”라며 아우성쳤다.

대형선망수협 김임권 조합장은 “선망수협 소속 168척의 배가 부산항에서 삼천포항으로 선적을 옮기면 조업 이동거리가 짧아져 연간 연료비를 80억 원 절약할 수 있다”며 “선적항을 옮기는 문제를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드럼당 8만 원이던 유가가 최근 13만 원까지 뛴 데다 더 오를 조짐이어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유류비를 보조해 주지 않으면 부산을 떠날 수밖에 없다는 게 이들의 논리였다.

부산공동어시장 최경석 회장은 “부산 경제를 움직이는 수산업이 소외되지 않도록 시가 노력해 달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이 17일 한 부처의 업무보고에서 “유가 대책을 안 세운 건 큰 죄”라고 한 질타를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경제위기 상황에서 정책당국의 발 빠른 대처는 그만큼 중요하다.

기업 스스로도 유비무환의 경영 방안을 제대로 세워야겠지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또 다른 ‘전봇대’로 기업의 희망을 꺾고 있지는 않은지 각별히 살펴봐야 할 때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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