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성적이 80점 이하?
공부방법부터 혁신하라
전국 중학 1학년 학생 68만여 명을 대상으로 6일 실시된 진단평가 성적표가 시도교육청별로 학생들에게 배부됐다.
이번 진단평가 문제는 5개 과목 125문항 모두 중학교 교과과정과 연계돼 있기 때문에 그 결과를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과목별로 진단평가 결과 활용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 국어, 서울지역 평균 86점
국어는 전체적으로 평이했지만 2∼4개 문제는 두 번 이상의 과정을 거쳐야 풀 수 있는 비교적 까다로운 문제가 나왔다.
특히 25번 문항은 글을 읽고 그 주제를 파악한 뒤 다시 적당한 용어로 표현해 낼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가장 어려운 문제로 꼽힌다. 25번 문항을 틀린 학생이라면 앞으로 글을 읽을 때마다 그 주제를 표어나 광고문으로 다양하게 요약표현하는 노력을 하는 것이 좋다.
문제 출제와 진단평가 학습 도움 자료 제작에 참여한 정미선 서울 오륜중 교사는 “6∼8번과 15, 22번 등 문학문제를 틀렸다면 글을 읽고 주제를 정확히 파악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서울지역 평균이 86점”이라며 “80점 이하 성적이라면 틀린 문제에 대한 점검보다는 평소 독서 습관과 기본 어휘력 등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 수학, 다른 과목보다 철저하게 분석해야
수학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과정의 연계성이 다른 과목에 비해 강하기 때문에 이번 진단평가 결과를 더욱 철저하게 분석해야 한다.
박성복 보성중 교사는 “진단평가에서 틀린 문제가 중학교 수학의 어떤 영역과 연계돼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며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학 중 가장 까다로운 문제는 정육면체의 서로 다른 전개도를 보고 같은 면을 찾는 22번 문항이다.
박 교사는 “중2학생들도 공간지각 능력이 필요한 ‘입체도형의 성질-전개도’ 부분을 어려워한다”며 “이 경우 다소 복잡하더라도 전개도를 직접 만들면서 체험을 통해 이해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1, 6, 13, 14번 등 계산 능력을 요구하는 문제를 틀렸다면 △소수와 분수의 계산 △복잡한 사칙연산 △혼합 계산의 순서 △연비 문제 등을 많이 풀어보는 것이 좋다.
○ 영어, 기본적인 대화 내용은 암기해야
서울지역의 경우 시험을 치른 5개 과목 가운데 영어 점수 평균이 87점으로 가장 높았다. 학생마다 보통 3문제 정도 틀린 셈.
양용식 숭의여중 교사는 “초등학교 때 배운 내용을 기반으로 문제를 출제했기 때문에 너무 쉬웠다”며 “이번 기회에 기본적인 대화 내용은 아예 암기하고 필수 단어도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5, 12, 13, 15, 17, 19, 20번 등 많은 문제가 생활 속에서 이뤄지는 기본적인 대화를 바탕으로 출제됐다. 따라서 책으로만 영어를 학습하는 것보다는 실제 생활에서 사용하면서 연습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양 교사는 “간단한 대화로 구성된 지문은 앞으로 듣기평가에도 자주 출제되기 때문에 평상시에도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반복학습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사회, 신문 읽기와 체험 학습 위주로
초등학교와 중학교 사회의 가장 큰 차이는 좀 더 학술적이고 전문적인 용어가 등장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아이들이 지레 겁을 먹고 사회 과목을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진단평가에서 사회 점수가 다른 과목에 비해 낮게 나왔다면 용어가 생소해 어려움을 겪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에는 학부모들이 집에서 아이가 신문을 많이 읽도록 지도해 자연스럽게 사회 과목과 관련된 상식과 용어를 익히게 하는 것이 좋다.
윤용민 동국대부속여중 교사는 “용어만 이해해도 내용의 절반은 알게 된다”며 “용어에 대한 이해력이 부족하면 수업 자체를 따라갈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윤 교사는 “23번 문항은 경주 문화유산에 관한 내용인데 해당 지역을 한 번이라도 다녀왔다면 쉽게 풀 수 있다”면서 “사회과목은 체험학습의 효과가 어떤 과목보다 크다”고 말했다.
○ 과학, 초중학교 연계문제 많아
과학 담당인 박성진 서울 신관중 교사는 “이번 진단평가 문제 출제과정에 참여하면서 초등학교 과학 수준이 높다는 것을 알았다”며 “진단평가에 나온 여러 내용과 과학 실험들에 대해 조금 더 공부해도 중학교 과학과 연계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이번 시험에서도 초중학교 과정이 연계된 문제가 많았다.
예를 들어 1번 문항 전자석 관련 내용은 중학교 교과과정 중 자기력과 전류의 작용, 6번 문항 ‘여러 가지 암석’은 ‘지각의 물질·암석’ 등과 연계된다. 또 21번 ‘기체의 성질’은 ‘기체의 압력과 부피’와 거의 같은 내용이다.
초등학교 때 배웠던 실험 내용들을 떠올리면서 그 과정을 완벽히 이해해 둔다면 중학교 과학을 공부할 때 큰 도움이 된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