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술값 안 내고 줄행랑 20대, 열 번째 걸리자 징역형

회사원 김모(28) 씨는 2006년 초 서울의 한 유흥주점에서 혼자 술을 마셨다. 술값이 수십만 원 나왔지만 돈을 내지 않고 나가려다 종업원에게 덜미를 잡혔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어머니가 돌아가신 충격으로 술을 마시고 실수를 했다”고 잘못을 빌었다. 뒤늦게 술집 주인에게 술값도 지불했지만 결국 사기죄로 약식 기소돼 실형 없이 벌금 100만 원만 선고받았다.

그러나 김 씨의 반성은 일회성에 그쳤다. 지난해 6월까지 9차례에 걸쳐 이 같은 무전취식을 되풀이했다. 급기야 지난해 7월엔 정식 재판에 회부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 다시 벌금 300만 원으로 감형됐다.

김 씨의 무전취식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에 서울 종로구에 있는 술집에서 41만 원어치의 술과 안주를 먹고 몰래 나오다 또다시 붙잡혔다. 법원은 무전취식 10번 만에 김 씨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6단독 마용주 판사는 24일 “2년 사이에 10회 이상 같은 범죄를 반복한 점은 죄질이 나쁘다”며 “하지만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자숙의 시간을 위해 120시간의 사회봉사도 함께 명했다”고 밝혔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