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대전 신우한아름 아파트 주민 한 달째 천막농성

주민 “단지-학교 앞에 LPG충전소라니”

구청 “건축 요건 갖춰 법적 문제 없다”

“5년 전에도 아파트 주민들의 안전을 위한다며 천연가스충전소 허가를 조건부로 내주더니 이번에는 아파트 바로 코앞에 가스충전소를 다시 허가해주다니….”

21일 오후 대전 유성구 원내동 신우한아름아파트 105동 앞 도로변. 60, 70대 아파트 입주자 20여 명이 천막에서 한 달째 투쟁을 벌이고 있다. 변두리 지역이라 인적이 드물어 농성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도 별로 없지만 이들의 결의는 굳어 보인다.

문제의 발단은 유성구청이 지난해 7월 원내동 호남고속도로 서대전나들목 입구에 1490m² 규모의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 건설을 허가해준 것. 불과 70여 m 떨어진 곳에 864가구 3200여 명이 사는 아파트가 있고 2000여 명이 재학 중인 대전 서일고, 서일여고와도 200m 거리다.

‘액화석유가스 안전관리 및 사업법’에는 △공공의 안전과 이익을 해칠 때 △연결도로, 인구 밀집 등을 고려해 설치가 적정치 않다고 인정되는 지역에는 판매업 허가를 내줄 수 없도록 돼 있다.

이 아파트 부녀회장 한해남 씨는 “가스충전소 위치가 학교 담장과는 학교정화구역법상 경계(200m)를 불과 0.38m 넘겼지만 통학공간과는 길 하나 사이”라며 “사업자의 편에 서서 법률을 지나치게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 아니냐”며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

주민들은 아파트 베란다마다 노란 깃발을 내걸고 허가가 취소될 때까지 농성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성구 관계자는 “건설 지역이 자연녹지 지역인 데다 건축 요건을 갖춰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다”면서 “주민들이 소송을 제기한 만큼 법원의 판단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