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주남저수지 탐방시설 공사 중단을”

  • 입력 2008년 3월 25일 07시 38분


경남 창원시 동읍 주남저수지의 탐방시설 공사를 둘러싼 창원시와 환경단체의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유명 철새도래지인 주남저수지는 ‘제10차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COP 10·창원 10월 28일∼11월 4일) 공식 방문지다.

▶본보 19일자 A15면 보도

마산 창원 진해 환경운동연합(마창진환경연합)과 창원 하천살리기시민연대가 공사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데 이어 24일부터 현장에서 실력행사에 들어갔다.

마창진환경연합은 이날 오전 주남저수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저한 생태조사와 환영영향평가, 일부 시설물의 철회 및 축소 등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무기한 현장 농성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연합은 또 “경부 대운하 반대와 낙동강 보전을 촉구하는 종교인 순례단이 27일경 주남저수지에 도착하면 공동투쟁을 벌일 계획”이라며 “람사르사무국에 주남저수지의 훼손현장을 보고하고 외국 환경단체에도 고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창원시가 나무다리를 설치해 관람객을 끌어들이려는 양어장 용지는 주남저수지에서 어머니의 자궁과 같은 번식지”라며 “목교가 들어서면 20여 종의 텃새와 철새가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창원 하천살리기시민연대는 최근 “주남저수지는 수많은 새가 생명을 잉태해 생태학적으로 매우 중요하고 멸종위기 식물인 가시연의 군락지이기도 하다”면서 “시는 공사에 앞서 저수지의 생태조사와 환경영향조사부터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창원시 강원규 환경국장으로부터 현장에서 설명을 들은 창원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의원 가운데 심재경 의원은 “저수지 제방의 황토 포장을 포함해 모든 공사를 사람의 형편이 아니라 새의 처지에서 신중하게 검토하고 시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 국장은 “탐방시설과 관련해 현지 주민과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들었다”며 “계획대로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공사 강행 방침을 밝혔다. 그는 “주남저수지에서 월동하는 철새의 개체 수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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