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군은 지난해 옹진군이 실시한 외국어교실에 참가해 난생처음으로 원어민 교사와 함께 생활하며 영어를 배웠다.
김 군은 “방학 동안 육지로 나가 학원에 다니기도 했고 학습지를 통해 영어를 배웠지만 자신감이 붙지 않았다”며 “하지만 원어민 교사에게 영어를 배우면서 두려움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섬 마을인 옹진군에 외국어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8∼12월 섬 외국어교실을 열면서 학생은 물론 주민들 사이에 배움에 대한 희망이 싹트기 시작했다.
사설 학원이 한 곳도 없는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군은 지난해 8월부터 7개 면에 영어와 중국어 전문 강사 1, 2명씩을 파견해 외국어교실을 운영했다.
강사들은 섬에 거주하면서 학교 교실에서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에게 1주일에 3차례씩 외국어를 가르쳤다.
지난해 열린 섬 외국어교실에는 군내 전체 초중학생의 절반에 달하는 550여 명이 참여했다. 출석률도 평균 95%였다. 유치원생 100명과 주민 150여 명도 영어와 중국어를 배웠다. 수업 내용 등을 묻는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95%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대청도에 사는 주부 권영규(44) 씨는 “아이들을 방학 동안 육지의 영어학원에 보냈지만 섬으로 돌아오면 실력이 제자리였다”며 “하지만 외국어교실이 열리면서 아이들의 실력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섬 외국어교실은 다음 달부터 8월 말까지 5개월간 다시 열린다.
올해는 강사를 늘려 영어나 중국어를 배우기 원하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외국어교실도 연다.
섬 외국어교실은 2월 감사원 감사에서 지방자치단체 우수행정사례로 선정돼 울릉군, 완도군, 해남군 등에서 사업 내용을 문의하고 있다.
옹진군 관계자는 “섬 외국어교실은 어획량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에게 자녀 교육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며 “교육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학생들의 실력을 향상시키겠다”고 말했다. 032-899-2140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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