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 음악 무작정 들려줘봐야 효과없다”

  • 입력 2008년 3월 27일 03시 01분


사진 출처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사진 출처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 英 ‘텔레그래프’ 보도

“아기 지능향상 근거없어, 외국어 테이프 틀어줘도 단어는커녕 음절 못익혀”

아기의 지능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에서 부모들이 틀어 주는 모차르트 음악이나 외국어 테이프가 실제로는 별 효과가 없다고 26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이른바 ‘모차르트 이펙트(effect·효과)’는 1993년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연구진이 ‘모차르트의 음악이 두뇌능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으면서 단번에 유명해졌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9분간 모차르트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D장조’를 듣게 한 결과 공간추론(spatial reasoning) 점수가 IQ 8∼9 정도에 해당하는 정도만큼 향상되었던 것.

이 결과를 토대로 ‘아기나 임신 중인 엄마가 모차르트 음악을 들으면 아이의 머리가 좋아진다’는 ‘모차르트 이펙트 상품’이 CD를 중심으로 봇물을 이뤘다.

그러나 텔레그래프는 지난해 독일 교육통계부가 신경과학자, 심리학자, 교육학자, 철학자 등에게 의뢰해 30건이 넘는 기존 연구들을 면밀히 조사한 결과 ‘모차르트 효과’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가 없었다고 전했다. 순간적으로 공간추론 점수가 향상됐던 경우도 효과가 20분을 넘기지 못했다는 것.

아기에게 외국어 DVD나 테이프 등을 틀어 주는 것 역시 언어 학습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며, 실제로 ‘사람’이 ‘주기적으로’ 말할 때만 아기가 해당 언어에 귀를 기울여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은 ‘어른들이 막연한 기대감에 외국어 비디오나 테이프를 틀어 줘도 아기는 단어는커녕 음절을 익히지도 못한다’며 음악이나 외국어 등으로 지나친 자극을 줄 경우 오히려 낮 동안 배운 것을 장기 저장하는 데 필수적인 ‘잠’을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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