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구축 업체 특혜 의혹… 검찰에 수사 의뢰
대구시가 상당한 예산을 지원한 브랜드택시인 ‘한마음콜’ 운행 사업에 문제점이 많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시는 26일 이 브랜드택시 시스템 구축업체인 W정보시스템을 사기 등의 혐의로 고발하고 특혜의혹 등에 대해서는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한편 사업자를 바꾸기로 결정했다.
브랜드택시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이용해 호출서비스와 신용카드 및 교통카드 결제, 현금영수증 발급 등이 가능한 택시. 대구시는 이를 위해 14억 원을 지역 택시업계에 지원했으며 사업자로 선정된 W정보시스템은 브랜드택시 1240대에 단말기와 신용카드 결제기 등을 설치했다.
▽이름뿐인 브랜드택시=대구시에 따르면 W정보시스템은 7일부터 무선망 정비센터 영업을 중단했다.
이 회사는 기술력 부족으로 정비센터를 폐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브랜드택시에 설치된 단말기 고장 등을 수리하기 위해 무선망 정비센터를 이용하는 택시 운전사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지역 B법인택시 소속 브랜드택시 운전사인 박모(40) 씨는 “단말기가 고장 났지만 수리를 받지 못해 아예 단말기를 끈 채 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랜드택시의 파행적인 운행으로 도입 당시 내걸었던 ‘호출 후 5분 내 도착’ 서비스 약속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대구시는 이 업체가 운용 중인 무선 시스템이 오류가 잦고 사후 관리 부실로 택시 운전사들이 약속한 지점에 도착한 뒤 승객과 제대로 연결이 되지 않는 일이 많은 편이었다고 밝혔다.
▽불편한 택시 이용=브랜드택시에 가입한 지역 택시는 총 1240대.
하지만 브랜드택시의 하루 평균 호출은 1500여 건으로, 대당 호출이 하루 평균 1건에 불과할 정도로 이용률이 낮다.
무선호출시스템 불안정으로 콜 센터와 브랜드택시 간 무선망 연결이 쉽지 않은 데다 단말기 에러가 잦아 신용카드 결제에도 시간이 걸리는 등 이용에 불편이 많기 때문이다.
주부 이신자(45) 씨는 “브랜드택시를 이용하고 신용카드로 요금을 지불하려 했으나 운전사가 ‘단말기 작동이 잘 안 된다’며 카드 대신 현금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대구시에 접수된 택시 이용객들의 교통불편 신고는 월평균 120여 건으로 이 가운데 10% 정도가 브랜드 택시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발 및 수사 의뢰=대구시에 의해 고발된 W정보시스템은 브랜드택시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과 함께 시스템에 사용된 소프트웨어가 불법 복제 프로그램이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다.
무선단말기 사업 경험이 없던 이 회사가 선정 과정에서 사업 경험이 풍부한 8개 입찰업체를 제치고 선정되자 특혜 의혹이 제기돼 왔다.
대구시는 사업자를 교체하기로 하고 대구법인택시조합 측이 W정보시스템과 맺은 계약을 해지하도록 통보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