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me TOWN]우등생들의 자투리 시간 활용법

  • 입력 2008년 3월 31일 02시 57분


《우등생들은 자투리 시간 10분도 헤프게 쓰지 않는다.

쉬는 시간, 점심시간, 등·하교 시간 등 틈새 시간을 꼼꼼히 따져보고, 그 시간도 공부에 계획적으로 활용한다.

중고등부 학원인 정보학원의 최준 부원장은 “주말이나 공휴일은 물론 자투리 시간 10분 동안에도 긴장을 풀지 않는 게 우등생”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자투리 시간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활용하고 있을까.》

‘자투리 시간 전용 문제집’ 만들어 아침자습-쉬는 시간에 풀어라

‘Prime TOWN’ 기사목록

▶ 우등생들의 자투리 시간 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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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시험에서 전교 1등을 차지한 서울 대원고 1학년 최우석 군은 자투리 시간에 주로 국어, 영어 과목과 관련된 암기를 하는 ‘언어 암기형’이다. 국어문법과 고사성어, 속담, 어휘 등이 정리된 포켓북을 들고 다니며 수시로 읽어보거나, 영어 단어장을 보며 단어를 외우는 것이다.

아침자습 시간 30분 동안에는 주로 영어 단어를 외운다. 이 시간에 외우는 영어 단어만 하루에 30∼40개다. 이 시간에는 교사도 옆에 있고, 꾸벅꾸벅 조는 학생이 많아 교실이 조용하기 때문에 영어 단어가 잘 외워진다. 학원에 오고 가는 80분 동안에는 어머니가 운전해주는 차 안에서 국어문법과 고사성어, 속담 등을 외운다. 예전에는 사람 많은 버스나 지하철을 타서 공부를 할 수가 없었는데, 그 시간이 무척 아깝게 느껴졌다.

“이번 달에 치른 첫 모의고사에서 언어영역 100점 만점을 받았어요. 국어문법, 고사성어, 속담 등을 틈틈이 외워둔 덕을 많이 본 것 같아요.”(최 군)

수학 문제를 한두 문제씩 끊어서 푸는 ‘문제 풀이형’ 우등생도 있다. 전교 10등대를 하는 서울 세화여고 2학년 유지민 양은 자투리 시간에 주로 교과서나 참고서의 수학 문제를 푼다. 쉬는 시간 10분이면 보통 2, 3문제를 풀 수 있다.

“저는 수학 개념을 이해하는 데 남들보다 시간이 오래 걸려요. 그래서 수학 교과서나 참고서의 내용은 집에서 조용할 때 찬찬히 읽어봐요. 관련된 문제는 다음 날 쉬는 시간에 풀어 보고요. 문제를 풀 때는 짧은 시간에 긴장해서 집중하면 더 잘 풀리거든요.”(유 양)

고등학교 3년 동안 줄곧 전교 1등을 해온 서울 경복고 3학년 석진우 군은 아예 자투리 시간에만 공부하는 전용 문제집이 있다. 수능 모의고사 수학 기출문제집을 한 권 정해두고 아침자습 시간과 쉬는 시간에 계속 이어서 푸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그날 하루 자투리 시간에 공부한 양이 차곡차곡 쌓여가는 게 보여서 공부할 의욕이 난다.

요즘에는 휴대전화, MP3, PMP 등에 문서파일이나 동영상 강의를 저장해두고 등·하교 길에 보는 ‘디지털기기 활용형’ 학생도 많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이매고 1학년 이윤호 군은 교과서 핵심 내용을 문서(TEXT)파일로 만들어서 휴대전화에 저장해두고, 등·하교 길에 읽으며 암기한다. 이런 디지털기기는 책이나 노트보다 휴대하기 간편해 흔들리는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도 편하게 공부할 수 있다.

우등생들이 꼽는 자투리 시간 활용의 좋은 점은 크게 세 가지. 첫째, 국어문법·고사성어· 속담·영어 단어 암기처럼 따로 시간을 내서 공부하기 어려운 언어 영역, 외국어 영역의 기본기를 틈틈이 다질 수 있다.

둘째, 국어 영어 수학 과학 등 주요 과목은 자투리 시간에 매일 복습하기 때문에 학교 시험을 앞두고 따로 공부할 필요가 없다.

셋째, 잠자는 시간을 무리하게 줄이지 않아도 된다. 자투리 시간에 짬짬이 학원숙제나 복습을 해두면 밤늦게 공부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오늘 하루 무심히 흘려보낸 자투리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다면 △아침에 일어나서 학교가기 전까지 남는 시간 △등·하교 시간 △아침자습 시간 △학교 쉬는 시간 △점심시간 △학원에 가기 전 시간 △학원 쉬는 시간 △자기 전 시간을 점검해서 모두 더해 보자.

개인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보통 평일 하루에 3시간 이상의 자투리 시간이 생긴다. 이 시간을 제대로 계획해서 효율적으로 쓴다면 하루 3시간, 한 달이면 60시간 이상을 남보다 더 공부하는 셈이다. 시간에 쫓기는 고등학생에게는 결코 적은 시간이 아니다.

단, 자투리 시간은 기본적으로 10분, 20분 단위로 끊어서 공부해야 하는 ‘쪼개진’ 시간임을 기억하자. 주중, 주말의 자율학습 시간처럼 ‘통으로 된’ 시간과는 공부법부터 달라야 한다.

모의고사 문제풀이처럼 실전과 동일하게 시간을 재가며 오랜 시간 공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투리 시간에는 영어 단어 외우기, 영어 듣기, 수학 한두 문제 풀기 등 짧은 시간에 잠깐씩 공부해도 나중에 무리 없이 이어서 할 수 있는 학습 과제를 골라야 한다.



최세미 기자 luckyse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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