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성폭력 4년새 68% 급증

  • 입력 2008년 4월 2일 03시 03분


아동을 상대로 하는 성폭력은 급증하지만 정부 대책은 제자리걸음이다.

지난해 13세 미만 아동 가운데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는 1081명으로 2003년(642명)보다 68%나 늘었다. 어린이를 성폭력한 혐의로 입건된 사람도 2003년 637명에서 지난해는 702명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정해체와 사회적 소외현상을 아동 성폭력 증가의 원인으로 본다.

계명대 허경미(경찰행정학) 교수는 “제대로 된 가정에서 교육받지 못하고, 사회적으로 소외돼 고립된 생활을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이들 가운데 일부가 성인에게 해소하지 못한 성욕을 아동에게 대리 분출한다”고 분석했다.

어린이 상대 성폭력 범죄자의 구속률은 2003년 61.4%(391명)에서 2004년 59.6%(374명), 2005년 49.3%(337명), 2006년 41.5%(303명)로 낮아졌다. 지난해에는 36.7%(257명)를 기록해 처음으로 40% 아래로 떨어졌다. 성범죄자 등 전과자의 유전자(DNA) 정보를 체계적으로 모은 데이터베이스(DB)가 없는 점도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런 DB를 지난해 국가청소년위원회가 만들려 했지만 국가인권위원회와 시민단체가 인권침해가 우려된다며 반대해 중단됐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전과자 400여만 명의 DNA 자료를 유전자검사시스템(CODIS)에 모아서 수사에 적극 활용한다.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의 신상은 2월부터 공개됐다. 하지만 이 정보를 범죄자가 사는 지역의 부모와 학교장만 열람할 수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

형사정책연구원 전영실 박사는 “아동 성폭력 범죄자는 일반 성 범죄자에 비해 일탈적인 성적 관심이 강해 재범 확률이 높게 나타난다”며 “이들은 심리치료나 교육으로 교정하기 쉽지 않으므로 출소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추적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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