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소년’ 송유근 입학소식에 “나도 해보자”
2년전부터 밤샘 공부… 홈스쿨링 전형 통과
“물리학에 큰 관심… 대체에너지 개발이 꿈”
배움을 갈망하며 평생을 살아온 60대 만학도가 홈스쿨링 전형을 통해 대학에 입학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올해 인하대 자연과학대 자연과학계열에 입학한 안유섭(60) 씨.
어릴 때부터 물리학에 관심이 많았지만 학교를 다닌 적이 없는 안 씨는 19세 때 여성의류 회사에 입사했다.
당시에는 학력을 중시하지 않아 손재주가 뛰어났던 안 씨는 회사 내에서 인정을 받았다.
“회사에 다니면서 다른 직원들에게 뒤처지지 않으려고 학원을 다녔고 최고의 기술자를 찾아가 배우기도 했죠.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배우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되더군요.”
회사가 수출 관련 각종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안 씨는 외부인과 접촉이 많아졌고 그때마다 배우지 못한 후회가 마음을 무겁게 했다.
이후 안 씨는 국내 굴지의 의류회사들에 입사지원서를 냈지만 학력이 없어 잇달아 고배를 마셨다.
“회사를 떠난 뒤 10년 동안 마음고생을 했어요. 다행히 아내가 어린이집을 운영해 생활이 안정이 되자 배움에 대한 갈망이 생기더군요.”
그는 언론을 통해 우연히 송유근(11·인하대 자연과학계열 3학년) 군이 인하대에 입학했다는 소식을 듣고 “나도 한번 해 봐야겠다”고 다짐을 했다.
2006년 2월 그는 처음으로 초등학교 국어교과서를 들었다.
“하루 3∼4시간밖에 자지 않고 공부를 했지만 태어나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어요.”
그해 5월 초등학교졸업학력검정고시에 합격한 그는 8월 중학교졸업학력검정고시에, 이듬해 4월에는 고등학교졸업학력검정고시에 잇달아 합격해 대학 입학 자격을 얻었다.
지금까지 1000여 권의 물리 관련 서적을 읽은 그는 지금도 하루 1권꼴로 책을 읽는다.
자연에 피해를 주지 않고 인간이 편안하게 쓸 수 있는 에너지를 개발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한 달간 대학 생활을 한 그는 “평생 처음 학교에 다니는 것이어서 과제물을 정리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며 “오전에는 아내가 운영하는 어린이집을 도와야 하기 때문에 오후 수업만 수강신청을 해 친구를 많이 사귀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인하대는 안 씨가 비록 고령이지만 학구열을 높이 평가해 홈스쿨링 전형에 합격시켰다고 밝혔다. 올해 자연과학계열 홈스쿨링 전형은 3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인하대는 2007년부터 홈스쿨링 전형을 통해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