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3년전 ‘씹다 버린 껌’에 딱 걸려

  • 입력 2008년 4월 9일 02시 58분


상습절도 혐의로 구속됐던 김모(27) 씨는 4일 울산구치소를 나섰다. 초범이라는 이유로 울산지법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뒤였다.

그가 집으로 가려는데 울산 남부서 형사들이 다가와 말했다. “3년 전 성폭행 현장에서 수거한 혈흔의 유전자(DNA)가 당신 것과 일치합니다.”

경찰은 묵비권 행사 등 미란다 원칙도 얘기했다. 김 씨는 ‘DNA 분석’이라는 말에 고개를 푹 숙였다.

그는 2004년 12월∼2006년 말 울산 남구의 주택과 노래방, 학원을 돌며 여성 8명을 성폭행하고 500만 원을 뺏었다. 증거를 없애기 위해 콘돔을 사용한 터라 들킬 염려가 없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범행 장소인 노래방에서 씹다 뱉은 껌, 헬스클럽에 두고 간 안경테 등이 단서가 됐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부터 DNA 분석 결과를 통보받고 전과자 1000여 명을 수사했다. 김 씨는 범죄 기록이 없어 수사망에서 벗어나 있었다. 그는 지난해 말부터 남구 달동 등에서 빈집 13곳을 털었다가 지난달 5일 구속됐다.

경찰은 다른 범죄를 확인하려고 그의 구강세포 DNA를 채취했다가 3년 전 성폭행범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울산구치소로 달려갔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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