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경북 문경시청에 서울의 숭실대 이효계(73) 총장을 비롯한 일행 12명이 방문했다. 문경시 호계면 호계리에 숭실대 연수원을 건립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 위해서였다.
이 총장은 “문경은 자연경관이 빼어난 데다 지리적으로도 국토의 중심부여서 연수원을 짓기에는 최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문경시가 지역의 장점을 적극 활용해 연수시설 등을 잇달아 유치하고 있다. 기업 유치에만 신경을 쏟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문경시 주요 유치 사업 | ||||
내용 | 위치 | 면적(m²) | 사업비(억 원) | 완공예정 |
영상문화복합도시 | 새재 일대 | 1172만 | 2조6000 | 2017년 |
STX 문경리조트 | 농암면 | 14만8500 | 931 | 2008년 |
서울대병원 연수원 | 문경읍 | 3만3000 | 350 | 2010년 |
골프대안학교 | 마성면 | 214만 | 730 | 2011년 |
국군체육부대(상무) | 호계면 | 148만 | 4700 | 2010년 |
숭실대 연수원 | 호계면 | 22만6000 | 110 | 2011년 |
문경시는 숭실대 연수원을 유치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지난해 초 신현국(56) 시장은 숭실대에서 ‘폐광지역을 이겨낸 관광 활성화’에 관한 지자체장 특강을 했다.
이 자리에서 우연히 숭실대가 연수원 건립 구상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즉시 유치 작전에 나섰다.
신 시장을 비롯해 혁신정책기획단 소속 직원 12명은 1년 동안 숭실대를 무려 30여 차례 방문해 브리핑을 하면서 ‘문경이 숭실대 연수원 건립지로 가장 좋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그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여름 휴가철에는 숭실대 교직원과 가족을 문경으로 초청해 철로자전거를 함께 타면서 정을 나눴으며 교직원의 경조사까지 챙기는 꼼꼼함을 보였다.
기획단의 채성오(46) 전략사업기획팀장은 “문경에 연수원이 들어서기로 결정됐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며 “연수원 운영이 시작된 이후에도 교직원과 학생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면밀하게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서울대병원 연수원과 국군체육부대를 유치하는 데도 문경시는 상대를 감동시키기 위해 정성을 기울였다.
문경새재다례원 회원들은 숭실대와 서울대병원, 국군체육부대 관계자들이 현장을 살펴보기 위해 문경을 방문할 때마다 전통 도자기에 우려낸 차를 대접했다.
문경시의회는 올 1월 대학 등의 연수시설을 건립할 때도 기업 유치와 같은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조례를 제정했다.
중앙 부처에 근무하다 2년 전 문경시로 전입한 기획단의 강선희(39·여) 씨는 “직원들이 한마음으로 힘을 모으니 ‘경사스러운 소식을 듣는다’는 ‘문경(聞慶)’의 이름값을 하는 것 같다”며 “내가 맡은 연수원 관련 토지보상 업무를 완벽하게 해내도록 뛰겠다”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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