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로 유럽으로… 총선 끝나자마자 해외 출장
울산지역 지방의원들이 총선이 끝나자마자 잇달아 유럽과 남미 등지로 해외여행에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울산시의회 교육사회위원회(위원장 서동욱)는 23∼30일 핀란드와 스웨덴 등 4개국을, 산업건설위원회(위원장 박천동)는 24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헝가리 오스트리아 등 4개국을 방문한다.
이들은 폐기물 및 하수처리장, 교육시설 방문, 선진 도로교통 정책 및 도시디자인 우수사례 비교 견학 등을 해외여행 목적이라고 밝혔다. 해외여행 참가 시의원은 총 19명 가운데 10명이며, 1인당 여행경비는 350만∼480만 원이다.
이에 앞서 울주군의회(의장 이몽원) 소속 군의원 10명 전원은 총선 이틀 후인 11일 출국해 17일까지 그리스와 터키 이집트 등 지중해 연안 3개국을 방문 중이다. 군 의원들은 이들 국가의 지방자치제도와 문화재 관리, 관광산업을 연구하겠다고 밝혔으나 방문국마다 주요 관광지 방문코스가 포함돼 있다.
중구의회(의장 박성민)의 의원 11명 전원은 27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10박 11일 일정으로 덴마크와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등을 방문한다. 중구의회는 여행 목적을 복지시설과 공공디자인 견학 등이라고 밝혔다. 의원 1인당 여행경비는 390만 원.
하지만 중구의 경우 재정자립도가 15.1%로 울산 기초자치단체 평균(39.2%)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전국 최하위 수준이어서 자치단체의 재정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호화 해외여행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남구의회(의장 안성일)도 23일부터 의원 14명 전원이 9박 10일 일정으로 홍콩과 남아프리카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지를 방문한다. 남구의원들의 남미 여행 일정에는 지난해 공기업 감사 등 공직자들의 외유성 관광 논란이 일었던 이구아수 폭포가 포함돼 있다.
지방의원들이 해외여행을 갈 수 있는 것은 지방의회에서 연간 일정액의 예산을 지방의원 해외여행 경비(울산시의회는 1인당 연간 180만 원)로 배정해 놓기 때문이다.
울산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지방의원들이 자치단체의 재정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호화 해외여행을 다녀오면서 보고서는 제대로 발표하지 않는다”며 “호화 해외여행을 강행할 경우 범시민 낙선운동을 펼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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