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소 위해 ‘에이즈 고의감염’ 조폭, 45일만에 재수감

폭력조직 '유태파'의 부두목 김모(46) 씨는 부산교도소를 나가 바깥세상을 볼 수 있는 묘안을 찾아냈다.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에 감염된 다른 수감자 이모(35) 씨의 혈액을 자신에게 투여한 뒤 형 집행정지 결정을 받자고 생각했다.

의학기술의 발달로 몇 년 내 치료제가 나온다고 확신했다. 2001년 10월 살인교사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생각해 낸 방법이었다.

김 씨는 이 씨의 이마에 상처를 낸 뒤 혈액을 자신에게 묻혔다. 또 의무실에서 빼낸 주사기로 이 씨에게서 피를 뽑아 자신의 팔에 주입했다. 이 씨의 정액을 마시기도 했다.

두 달이 지난 뒤 김 씨는 에이즈 양성판정을 받았다. 에이즈 감염 조사를 5차례나 요청한 데 의심을 품은 검찰이 경위를 알아내는 바람에 교도소 생활을 계속했다.

그는 올 2월에 에이즈 합병증으로 결핵을 앓자 소원대로 형 집행정지 결정(3개월)을 받고 부산의 대학병원에 입원했다.

하지만 담당 교도관에게 보고하지 않고 폭력조직 후배를 만나기 위해 무단외출을 하는 등 규정을 어겨 그는 한 달 보름만인 15일 교도소로 다시 돌아가게 됐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