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해커 잡는 ‘대학생 트리오’

  • 입력 2008년 4월 17일 06시 11분


포스텍 동아리 ‘플러스’ 3명

서울 국제해킹방어대회 우승

포스텍(포항공대)의 동아리인 ‘플러스’가 최근 서울에서 열린 국제 해킹방어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보안전문업체인 소프트포럼이 국내에서 처음 연 국제대회로 우승상금은 4000만 원.

예선전을 1위로 통과해 일찌감치 우승이 예상된 플러스팀 3명은 출제된 해킹 관련 문제를 10분 만에 해결했다.

전자전기공학과 2학년 이성광(22) 씨는 16일 “2위 팀이 100점 차로 바짝 따라붙었을 때는 긴장됐지만 팀워크로 이겨냈다”며 “해킹 범죄와 싸운다는 기분으로 순발력을 발휘한 게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해킹’이라는 말은 1950년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학생동아리 활동에서 비롯됐다.

당시의 뜻은 ‘작업을 하면서 느끼는 순수한 즐거움’이었지만 지금은 ‘다른 사람의 컴퓨터에 침입해 정보를 빼내거나 전산망을 마비시키는 범죄’로 변질됐다.

컴퓨터공학과 3학년 송재혁(23) 씨는 “고급 정보를 담고 있는 컴퓨터가 해킹당한다면 정부 기관이나 기업에 치명적이라는 점에서 해킹에 대한 방어는 매우 중요하다”며 “계속 관심을 갖고 연구해 컴퓨터 보안전문가의 길을 가고 싶다”고 말했다.

플러스팀은 1992년 대학 내 컴퓨터 전산망의 안전을 위해 학생 20여 명이 자체적으로 만든 모임이다. 이를 통해 실력을 쌓은 학생들은 2000년에 동아리를 만들어 대외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포스텍이 KAIST와 매년 개최하는 ‘과학 대전’의 해킹 분야에서 실전 훈련을 해 왔다.

지난해는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해킹방어대회에 출전해 본선에서 6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전자전기공학과 3학년 배병욱(24) 씨는 “컴퓨터가 발달할수록 시스템의 보안은 점점 더 중요해진다”며 “정보기술 강국인 한국이 해킹 관련 분야에서도 세계적 수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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