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민단체 등 인천지역 20개 기관으로 구성된 ‘인천환경원탁회의’가 황사 발원지인 몽골 사막에 나무를 심고, 시민들과 함께 ‘에코 투어’를 하는 환경 프로젝트를 본격화한다.
시민 3000여 명으로부터 거둔 성금 2억여 원으로 사막에서 자랄 수 있는 포플러, 느릅나무 등 2∼4년생 묘목 2만 그루를 구입해 다음 달 13∼17일 사막에 심는다.
‘인천 희망의 숲’은 몽골 울란바토르 외곽 사막과 이곳에서 180km가량 떨어진 바양노르 인근 사막 등 2곳에 조성된다. 유엔 주도로 수년 전부터 ‘그린벨트’가 조성되고 있는 길이 3500km의 몽골 사막지대의 일부 구간이다.
봄철 한국에 불어 닥치는 황사의 발원지는 몽골 고비 사막(24%), 네이멍구 고원(37%), 중국 황투 고원(19%), 타클라마칸 사막(10%) 등인 것으로 조사됐다.
몽골의 경우 세계적으로 빠르게 진행되는 사막화 현상이 심해 전 국토의 90%가 사막화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인천환경원탁회의는 지난해 6월 몽골의 황사 발원지를 답사한 뒤 사막화 방지를 위한 환경사업을 시작했다.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황사 발생 억제 관련 세미나와 시민 토론회를 열었고, 일일찻집 등을 통해 시민 모금운동을 벌였다. 올 3월부터는 ‘인천 희망의 숲’ 인터넷 홈페이지(www.ietec.or.kr)를 개설해 ‘식림 투어단’ 모집과 모금 운동을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다음 달 진행될 몽골 ‘식림 투어’에는 학교장 추천을 받은 청소년 23명을 포함한 시민 80명가량이 참여하게 된다. 각자 여행 경비를 대고 몽골 사막에서 나무를 심은 뒤 물을 주는 봉사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8월에는 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몽골 ‘에코 투어’가 이뤄진다. 참가자들은 ‘인천의 숲’이 조성된 사막지대를 답사한 뒤 몽골 전통가옥인 게르에서 생활하는 유목민 체험을 한다.
인천 환경원탁회의 의장인 인천대 최계운(54) 교수는 “강수량이 한국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몽골에서는 나무를 심더라도 95%가량 죽어버린다”며 “인천과 자매도시인 울란바토르에서 다양한 환경체험 프로젝트를 진행하려 한다”고 말했다.
인천환경원탁회의는 인천지역 환경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 2004년 9월에 창립됐다. 대학교수, 환경전문가,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매달 한 차례 원탁회의를 열고 있으며, 격월로 환경포럼을 마련하고 있다.
이 단체는 몽골 나무심기 사업에 이어 조만간 인천지역의 ‘환경보존 리스트’를 만들 계획이다. 요즘 논란이 거센 계양산 골프장 조성 예정지나 갯벌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 작업을 벌인 뒤 개발을 최소화하도록 하는 환경보전 가치 목록을 작성해 보겠다는 것이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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