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선생님이 ‘담배를 끊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금연클리닉에 가보라고 권해 이곳을 찾았습니다. 생각보다 흡연이 훨씬 해롭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이번에는 정말 금연에 성공하고 싶어요.”
21일 오후 5시 대구 수성구 수성2가 대구시교육청 보건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흡연의 폐해를 알리는 사진과 포스터, 책자, 팸플릿 등이 곳곳에 비치돼 있었다.
보건실에서는 여중생 3명이 나란히 앉아 금연 상담을 하고 있었다.
이들 가운데 A(15·중3) 양은 담배를 피우게 된 동기 등을 금연상담사인 김미림(38·여) 씨에게 털어놓은 뒤 금연서약서를 작성했다.
그는 “담배가 나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끊기가 쉽지 않다”며 “하지만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친구와 함께 꼭 담배를 끊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25일까지 방과 후 이곳에 들러 다양한 금연 프로그램에 참여할 예정.
대구시교육청이 지역 중고교생 등 청소년 흡연자의 금연을 유도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이곳에서 실시 중인 ‘금연클리닉’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시교육청은 올해 지역 중고교 120개교 학생 480명을 대상으로 이달부터 11월까지 주 5일(월∼금) 일정의 금연클리닉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난해에는 지역 76개 중고교 학생 252명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나 성과가 좋아 올해는 교육 대상자를 2배 가까이 늘렸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 203명을 대상으로 금연클리닉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21%(43명)가 담배를 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40%(81명)는 담배를 끊지는 못했으나 전보다 흡연 횟수를 줄였다고 응답했다.
참여 학생들은 방과 후 이곳에서 △금연서약서 작성 및 체내 일산화탄소 측정과 상담(월) △니코틴 의존도 검사 및 금연일지 작성 등(화) △흡연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실험 및 보고서 작성(수) △금연침 시술 및 건강상담(목) △금연일지 확인, 프로그램 만족도 조사(금) 등을 한다.
특히 이 클리닉에는 대구의사회와 대구한의사회 소속 의료진, 대구 금연지도교사협의회와 보건교사회 소속 지도교사 등 금연 전문가들이 참여해 상담과 교육 등을 맡는다.
김 씨는 “호기심에 시작한 흡연으로 몸과 마음이 망가지는 청소년이 갈수록 늘고 있다”며 “5일간의 단기 금연 프로그램이라 아쉽지만 교육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e메일 등을 통해 사후 관리를 한다”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 평생체육보건과 송희옥 장학사는 “담배를 피우는 청소년들이 효과적인 방법으로 금연에 성공할 수 있도록 전국에서 유일하게 교육청 내에 금연클리닉을 개설해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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