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황당한 ‘도미노 재보선’

  • 입력 2008년 4월 24일 07시 34분


단체장-지방의원들 총선 출마하려 줄사퇴

‘6·4 재보선’ 앞두고 또 무더기 사퇴 조짐

“인력-예산 낭비… 당사자에게 비용 물려야”

경남 남해군은 9개월 만에 군수와 부군수 이취임식을 4번이나 치렀다.

지난해 7월 부임한 김일주(57) 부군수가 23일 오전 명예퇴임했다. 이날 오후에는 신임 한동환 부군수가 취임했다.

김 부군수는 하영제(현 산림청장) 전 군수가 18대 총선 출마를 목표로 지난해 12월 중도 사퇴한 뒤부터 군수 권한대행을 맡아왔다. 이번 명퇴는 하 전 군수의 자리를 메우기 위해 치러지는 6월 4일 보궐선거에 나가기 위해서다.

고향이 거창인 정종인(57) 하동군 부군수도 강석진 전 거창군수의 후임을 뽑는 보궐선거에 나가는 문제를 고민 중이다.

이처럼 재·보궐선거를 40일 앞두고 본격적인 레이스가 막이 올랐다. 총선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다시 선거 분위기에 휩싸이는 셈이다.

경남에서는 남해, 거창군수 보궐선거 말고도 5곳에서 도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총선을 겨냥해 도의원들이 중도 사퇴한 창원4, 마산1, 진주2, 김해4, 거제1선거구다.

23일까지 경남도선관위에는 남해군수 10명, 거창군수 12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대부분 한나라당 공천을 희망해 경쟁이 치열한 반면 야당은 조용한 편이다. 일부는 무소속 출마를 희망하고 있다.

김해4선거구에 3명이 등록하는 등 도의원 예비후보 등록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자치단체장 보궐선거에 현직 지방의원이 출마하기 위해 5월 5일까지 사퇴하면 공석이 된 지방의원을 뽑는 선거도 6월 4일 함께 실시된다. ‘선거 도미노’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남지역 시민단체와 진보정당에서는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이 다른 선거에 나서기 위해 현직을 중도 사퇴하면서 행정공백과 인력, 예산 낭비 문제가 심각해지자 당사자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선거관리비용을 당사자에게 물리고 선출직의 임기 중 사퇴를 제도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부산에서는 동래1, 서2, 수영2, 부산진2선거구 등 4곳에서 시의원 보선이 치러진다.

구·군의원이 5월 6일 이후 사퇴한 뒤 시의원 선거에 도전할 경우 10월 25일 또 한 번 보선이 치러진다. 아직까지 사퇴자는 없지만 지역 정가에서는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기초의원이 6∼8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자치단체가 부담해야 하는 선거비용도 문제다. 부산시는 이번 보선에 15억 원 안팎의 선거비용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울산에서는 현재까지 재·보궐선거 사유가 생기지 않았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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