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학시험에 합격하고도 고교 3학년 때의 비행으로 지난해 2월 보호관찰처분을 받았던 A(20) 씨는 전과 달리 미래의 삶에 대한 기대로 부풀어 있다. 대전지검 논산지청의 권유로 건양대 김광석(27·심리상담치료학과) 씨를 ‘멘터’로 만난 뒤 생긴 변화다. 멘터는 현명하고 성실한 조언자라는 뜻.
김 씨는 마치 친형같이 대해줬다. 식당과 커피숍에 데려가고 A 씨의 집을 찾기도 했다. 가끔은 캠퍼스로 불러 이야기를 하고 시간이 없을 때는 e메일로 대화를 나눴다. A 씨는 점차 안정을 찾으면서 공부를 다시 시작해 대학 1학년 동안 장학금을 받았다. 지금은 더 좋은 대학으로 편입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건양대(총장 김희수) 학생생활연구소가 7년째 지역 청소년 선도를 위한 멘터 프로그램을 운영해 좋은 결실을 얻고 있다. 지금까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은 123명. 이 중 상당수가 새 삶을 찾았다. 16일 건양대에서 열린 제7기 멘터 프로그램 수료식에서도 수료장을 받은 69명 가운데 13명이 대학에 진학하고 4명이 취업을 했다.
건양대 심리상담치료학과 학생으로 구성된 멘터들은 보호관찰 청소년들을 상대로 1 대 1 상담을 한다. 1주일에 2, 3번 만나 이야기를 하고 수시로 문자메시지와 e메일 등으로 대화를 나눈다. 장애인 시설이나 정신요양원도 함께 방문해 청소나 빨래 등 봉사활동을 하고 야유회와 체육대회에서 어울리며 우의를 다졌다. 그러는 사이 친형제나 자매처럼 고민을 부담 없이 털어놓을 수 있는 사이가 되었다.
건양대 심리상담치료학과 하창순 교수는 “감성적으로 민감한 청소년들은 자주 만나 대화를 해야 신뢰를 쌓을 수 있고 신뢰를 쌓아야 변화가 가능하다”며 “멘터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청소년들이 새로운 삶을 찾아가도록 계속 돕겠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