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도자기-메뚜기 이젠 안녕

  • 입력 2008년 4월 30일 07시 23분


대구가톨릭大도서관 컴퓨터 좌석배정시스템 도입

대구가톨릭대 중앙도서관에 ‘도자기’와 ‘메뚜기’가 사라졌다.

도자기는 ‘도서관의 자리 맡아주기’, 메뚜기는 ‘빈자리를 찾아 이리저리 메뚜기처럼 다니는 것’을 뜻하는 대학가의 은어(隱語).

특히 시험 기간이면 대학 도서관에는 ‘도자기’와 ‘메뚜기’가 넘친다. 먼저 온 한 명이 친구들을 위해 여러 자리에 책을 한 권씩 놓아두는 식으로 자리를 잡아주는 사례가 많았다.

이 대학은 이달 초 ‘좌석배정 시스템’을 도입해 이 같은 문제를 개선했다. 자리 때문에 공부를 못하겠다는 학생들의 ‘원성’을 어떻게 해소할까 고민하다 생각해낸 것이다.

학생들은 열람실에 가려면 우선 로비에 설치된 좌석배정기용 컴퓨터(4대)를 거쳐 자리를 배정받아야 한다.

또 나갈 때는 좌석반납처리용 컴퓨터에 ‘신고’를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1시간 뒤 자동으로 좌석이 ‘반납’된다. 다른 학생이 기다리지 않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도서관의 자리가 얼마만큼 남아있는지는 학교 홈페이지에서 즉시 확인할 수 있다. 열차 표를 예매할 때 좌석 현황을 알아보는 방식과 비슷하다.

지난주 중간고사 때 열람실과 자료실의 좌석(1650개) 이용률은 300%. 좌석 한 개에 학생 3명이 돌아가면서 활용한 것이다.

학생들의 반응도 좋다. 광고홍보 전공 3학년 전민아(21·여) 씨는 29일 “처음엔 불편했지만 지금은 무척 편리하다”며 “무엇보다 자리를 찾느라고 왔다 갔다 하는 학생들이 사라져 열람실 분위기가 아주 차분해졌다”고 말했다.

도서관 측도 학생들이 불편해하지 않도록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전담 직원을 배치해 안내하고 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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