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건축물을 관광자원으로 개발” 조언
제2의 고향서 저소득층 일자리 상담도
《은행원 10년과 인성교육 강사 11년의 생활을 접고 2006년 은퇴한 황하룡(62) 씨. 고향인 충남 공주시로 내려간 황 씨는 낙후되고 소외된 지역의 사람들을 위해 인성교육 강사활동을 다시 하고 있다. 그러나 이전과는 달리 대부분의 강의를 무료로 하고 있다. 황 씨는 “은퇴한 뒤에도 내가 가진 전문지식으로 봉사할 수 있다는 게 좋다”며 “특히 인성교육 강의를 접하기 어려운 외진 지역 사람들에게 강의를 할 때 보람이 크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 ‘내가 성장한 고향에 돌려드립니다.’
황 씨처럼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은퇴한 뒤 고향이나 지역사회를 위해 자신의 전문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해피시니어들이 늘고 있다.
희망제작소 남경아 팀장은 “고향이나 자신이 사회활동을 하거나 생활한 지역사회에 자신의 능력을 환원하고 싶다는 의지를 가진 은퇴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대기업계열 백화점에서 근무하다 은퇴한 K(55) 씨.
K 씨는 고향인 전남 목포시에 일제강점기 때 만들어진 일본식 건축물들을 관광 문화자원으로 개발해 보라는 제안을 한 뒤 이와 관련된 조언을 해주고 있다.
평소 외국을 다니며 본 문화자원 보존 및 활용 작업이 고향에서도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다.
K 씨는 “기획과 마케팅 능력이 중요한 백화점에서 직장생활을 해 문화자원 개발에 원래 관심이 많았다”며 “목포시에 있는 이국적인 일본식 건축물들을 잘 활용하면 지역사회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생활터전 잡은 지역에 환원
직장생활을 했던 지역사회를 위해 활동하는 해피시니어도 있다.
한국일보 경영파트 간부로 활동하다 지난해 1월 은퇴한 박병창(56) 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의정부 고용복지연대에서 이 지역의 저소득층을 위한 일자리 상담 활동을 하고 있다. 저소득층 어린이를 위한 방과 후 공부방 개설 작업도 그의 업무다.
그는 “신문사에서 일하는 동안 의정부 지역을 대상으로 신문을 오랫동안 판매했다”며 “내가 직장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준 지역에 진 빚을 이제 갚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젊은 시절 의정부 지역의 판매지국들을 현장 관리할 때도 가정형편이 어려운 신문 배달 소년, 소녀들을 동생이나 후배처럼 대했다”며 “의정부는 나에게 고향이나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조소영 강남대 사회복지대학원 교수는 “고급 인력을 유치하기 어려운 지역사회에 전문성을 갖춘 은퇴자들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지금부터라도 이 같은 인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지역사회와 연결해 줄 방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다.
상담 및 관련 활동에 대한 문의는 희망제작소 해피시니어 홈페이지(www.makehappy.org)나 전화(070-7580-8141, 8146)로 할 수 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