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씨는 지난해 마음을 바꿔 아이를 가졌다. 친한 선배가 30대 중반에 출산한 뒤 건강이 나빠진 사례도 보았고, 늦게 결혼해 자녀들이 대학도 가기 전에 직장에서 밀려 나가는 것을 보면서 아이를 일찍 낳는 것이 여러모로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
최 씨는 “젊은 여성들이 출산을 사회생활의 장애물로 여기는 경향이 강했는데 최근 분위기가 많이 바뀐 것 같다”며 “건강할 때 낳아 건강하게 키우는 것이 낫지 않으냐”고 말했다.
▽산모가 젊어졌다=동아일보가 1일 입수한 인구보건복지협회의 ‘2007년 산모 신생아 분석’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신생아 47만1414명 중 20%인 9만4933명의 산모 나이를 분석한 결과 2003년에 비해 35세 이상 ‘고령 출산’은 줄어든 반면 20대 출산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5∼39세 산모 비율은 2003년 12.6%, 2004년 13.7%, 2005년 15.2%, 2006년 17.7%로 계속 증가하다가 2007년 14.9%로 낮아졌다.
40∼44세 산모는 2.0%(2003년), 1.8%(2004년), 1.8%(2005년), 2.4%(2006년)에서 2007년 1.7%로 줄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35세 이상 여성의 출산을 ‘고령 출산(late childbearing)’으로 보고 있다.
30∼34세 산모도 49.2%(2003년), 48.4%(2004년), 48.3%(2005년) 48.7%(2006년)로 48∼49%대를 유지하다가 2007년 44.6%로 떨어졌다.
반면 25∼29세 산모 비율은 31.2%(2003년), 31.3%(2004년), 30.2%(2005년), 26.8%(2006년)로 줄어들다가 2007년 33.1%로 늘어났다.
20∼24세 산모는 2003년 4.7%, 2004년 4.5%, 2005년 4.3%, 2006년 3.9%로 감소하다가 2007년 5.1%로 5년 만에 처음으로 5%를 돌파했다.
산모가 선천성 기형인 다운증후군을 가진 아이를 낳을 확률은 30대 중반부터 크게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35세 이상 임신부는 20대에 비해 유산 위험성이 3배 이상 높다.
최태윤 순천향의대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30대 후반이나 40대에 임신하는 여성은 유산, 조산, 기형아 출산과 임신중독증, 임신당뇨병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일찍 자녀를 낳아 기르고 노후생활을 즐기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젊은 층이 늘고 있는 것도 산모 연령이 젊어지는 이유다.
또 과거에는 결혼이나 출산 시 직장을 그만둬야 하는 분위기가 있었으나 지금은 출산 후에 자연스럽게 복귀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
김성희 인구보건복지협회 보건의료지원팀장은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아이를 낳아 건강하게 키우는 것이 더 합리적이고 사회생활을 하는 데도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여성들이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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