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독서량 2004년 31.8 → 작년 25권
한국의 청소년들은 여가를 여행을 가거나 운동을 하며 보내고 싶지만 실제로는 컴퓨터 게임이나 TV 시청을 하며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性)학대 건수는 5년 만에 약 3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청소년들의 우울한 현실이다.
통계청 산하 통계개발원은 4일 이런 내용을 담은 ‘청소년통계’ 자료를 내놨다.
○ 영화 관람-스포츠 활동 원해
이 자료에 따르면 만 15∼19세 청소년의 28%는 주말이나 공휴일에 가장 하고 싶은 여가활동으로 여행을 꼽았다. 영화 연극 등 문화예술 관람(15%), 스포츠 활동(13.1%), 미술 음악 등 창작적 취미활동(5.9%)을 하고 싶다는 응답도 많았다. 평소 공부로 쌓인 스트레스를 야외 활동과 다양한 취미생활로 풀고 싶어 하는 욕구가 엿보인다.
이런 희망사항과 달리 실제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하는 여가활동은 컴퓨터 게임(25.1%)과 TV 시청(23.3%)이었다.
휴일에 여행을 떠난다는 응답자 비율은 0.7%로 최하위였다. 가장 하고 싶은 활동을 가장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청소년이 편히 쉬지 못하는 것은 과도한 사교육 부담 탓이다.
실제 지난해 사교육을 받는 초중고교생의 비율은 평균 77.0%. 초등학생은 88.8%로 일반계 고등학생보다 훨씬 높았다. 어린 학생일수록 학원 과외에 시달린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월평균 사교육비는 서울이 28만4000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비쌌다. 이는 읍면지역 평균 사교육비(12만1000원)의 2.3배 수준. 특히 서울 일반 고등학교 학생의 사교육비는 월 평균 37만5000원에 이르렀다.
○ 아동 성학대 급증
2006년 기준 아동학대 건수는 5202건으로 2001년 2105건의 2.5배 수준.
특히 전체 아동학대 가운데 어린이가 성적으로 학대를 받은 건수는 2001년 86건에서 2006년 249건으로 급증했다. 최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의 심각성이 통계로도 입증된 셈.
아동학대가 늘어난 반면 국내 가정이 아동을 입양한 건수는 지난해 1388건으로 해외로 입양을 보낸 건수(1264건)보다 많았다. 국내 입양건수가 해외 입양건수를 추월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또 중고생의 21.5%는 또래로부터 직접 맞거나 욕설, 협박 등의 형태로 고통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괴롭힘을 당한 중고생 5명 중 1명꼴로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고 답했다. 집단 따돌림을 우려해 교내 폭력을 숨기는 경향이 아직도 만연해 있음을 알 수 있다.
○ 남자 고교생 흡연율 줄어
만 15∼19세 청소년의 73.5%는 “한국 사회가 소득분배 측면에서 공평하지 못하다”고 답했다. 소득계층별 수입통계를 근거로 사회가 양극화돼 있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지만 사회에 대해 막연한 불만을 표출한 청소년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 술을 마신 경험이 있는 청소년 10명 중 1.3명꼴은 음주 때마다 평균 소주 1병 이상을 마셨다.
남자 고등학생의 흡연율은 지난해 16.2%로 2006년(20.7%)보다 4.5%포인트 줄었다. 여고생의 흡연율은 지난해 5.2%로 2006년과 같았다.
1년 중 책을 읽는 청소년의 비율은 지난해 78.1%로 2004년(81.5%)보다 3.4%포인트 하락했다. 1인당 독서량도 2004년 31.8권에서 2007년 25권으로 크게 감소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