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업체가 많이 입주한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에서 정전이 발생해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전기 공급은 약 10시간 뒤 재개됐으나 일부 공장은 정전 여파로 재가동을 못하고 있어 적지 않은 피해가 예상된다.
4일 지식경제부와 한국전력 등에 따르면 3일 오후 4시 반경 한화석유화학 공장의 과전압 방지용 전기설비인 피뢰기가 폭발하면서 산업단지 내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이 사고로 한화석유화학과 같은 배선을 사용하는 여천NCC, LG화학, GS칼텍스, 대림산업, 코오롱 등 인근 공장도 정전됐다.
한전의 긴급 조치로 전기 공급은 4일 오전 2시 40분경 재개됐고 대부분의 공장도 재가동에 들어갔다. 하지만 한화석유화학과 여천NCC 등은 라인 점검 등 공정상의 문제로 5일 이후 정상화될 예정이다.
지경부 등에 따르면 한화석유화학의 피해액은 50억 원 정도로 추산되며 여천NCC도 비슷한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회사까지 포함하면 수백억 원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
한전은 사고 원인에 대해 “한화석유화학이 28년간 사용한 낡은 피뢰기가 불에 타면서 정전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정상적인 피뢰기 교체주기는 15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화석유화학 측은 “피뢰기는 내구연한이 정해져 있지 않고 업계에서도 보통 30∼40년 쓴다”며 “기준 이상의 센 전압이 들어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피해 상황을 살펴보기 위해 4일 여수산업단지를 방문한 이윤호 지경부 장관은 “석유화학단지처럼 국가경제에 영향이 큰 집적 단지에 대해서는 순간전압 강하 억제 설비 설치와 송전선로 복선화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