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me TOWN]LEET논술,논리적 글쓰기<1>논리적 읽기

  • 입력 2008년 5월 5일 02시 59분


논제를 바로 읽으라… 거기 ‘보물’이 들어있다

여자들은 대체로 옷 한 벌을 사기 위해서 여러 가게에 들른다. 심지어 길을 가며 상점에 진열된 상품을 며칠 동안 눈여겨보기도 한다. 옷을 입어보고, 친구들과 함께 가서 봐달라고 하기도 한다. 이렇게 복잡다단한 과정을 거쳐 옷을 사는 여자는 남자가 순식간에 옷을 사는 것을 보고 경악한다. 충동적으로 사 놓고 입지 않는 옷도 적지 않다. 여자는 다양한 측면을 고찰하는 발산적 사고를 하는 반면, 남자는 공격적인 수렴적 사고를 하는 경향이 있다.

마음에 드는 옷을 고르기 위해서는 뇌를 끊임없이 콕콕 찔러대고 비틀어야 한다. 인내심과 정신적 에너지 소모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러한 발산적 사고를 하고 노력하기 때문에 여자는 남자에 비해 산 옷을 잘 입게 된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도 발산적 사고를 해야 한다. 하지만 글쓰기의 전 단계인 ‘논제와 제시문 분석’에서는 수렴적 사고가 필요하다. 다양한 사고보다는 정확성과 신속성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 ‘논제’의 핵심 용어

논술 채점을 해보면 대부분의 시험 집단은 상위 10%를 제외하면 채점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다. 대다수는 보편적이고 상투적인 사고 수준에 머물거나 어법에 맞지 않는 문장을 쓰기 때문이다. 논술 채점은 ‘이해, 문법과 문장, 표현, 추론, 비판’ 등 다섯 가지 기준에 따라 이루어지는데 상위 10% 정도만이 이 다섯 항목을 충족시키는 글을 쓴다. 나머지 90%에 해당하는 수험생은 한두 항목만 충족시키거나 최악의 경우 다섯 가지 모두 충족시키지 못한다. 법학적성시험(LEET) 논술뿐만 아니라 모든 논술 시험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가 글 읽기이다. 논제를 논리적으로 읽어내지 못한 상태에서 글을 쓴다면 주제에서 동떨어진 글이 된다. ‘이해’라는 평가 기준에 어긋나지 않기 위해서는 논제에 흔히 나오는 다음 용어들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용어개념근거관점비판요약예시
특징논의 대상의
의미, 뜻,
특성 규명
주장을
뒷받침하는
전제, 이유,
원인, 조건
의견, 견해,
주장, 이론,
학설, 입장
반대 의견,
다른 의견,
반론,
반박
추상적,
일반적 원리
또는
핵심 내용
중심 문장과 연관되는
구체적 사실,
사건, 현상
문장
형태
-A는 B인
C이다.
-A는 B를
말한다,
의미한다.
∼때문에,
∼로 인해,
왜냐하면,
∼한다면
∼해야 한다.
∼필요하다.
따라서,
그러므로
그러나,
반면,
하지만,
∼에 비해
요컨대,
이처럼
예컨대,
예를 들면

‘논증’이나 ‘비교’ 등의 용어도 중요하다. ‘논증’은 근거를 통해서 주장을 이끌어내는 과정을 말하고, ‘비교’는 개념이나 요약 등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이런 용어가 논제에 나오면 위 도표에 제시한 형태로 글을 쓰면 된다. 이는 제시문에서 핵심 내용을 이끌어낼 때도 마찬가지이다. 이 용어들을 이해하면 언어이해 문제를 순식간에 풀어낼 수 있기도 하다.

논제에는 글쓰기 순서가 이미 함의되어 있다. 예비시험 문제 중 ‘제시문 (가)∼(라)를 통치 원리에 따라 둘로 분류하고, 같은 원리를 담고 있는 제시문끼리 묶어서 요약하라’는 논제를 조금만 생각해보자. 먼저 제시문이 ‘통치론’에 관한 글이라는 점과 네 편의 글을 둘로 나눌 수 있다는 사실 등을 알아낼 수 있다. 그리고 제시문을 보면 (가)의 핵심어는 ‘예의’이고 (나)는 ‘패왕’ 즉 ‘패도정치’가 핵심 개념이다. 따라서 경제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다)와 (라)는 각각 (가), (나)의 하위 항목이기 때문에 요약에 포함시켜서는 안 된다. ‘왕도정치’와 ‘패도정치’로 통치원리를 나눴다면 이제 각각에 대한 개념과 차이점 등을 글자 수에 맞춰 쓰면 된다. 물론, (가), (라)와 (나), (다)를 하나의 주어로 묶어서 글을 써야 한다. 예컨대 ‘(가)와 (라) 제시문은 왕도정치에 대해서, 그리고 (나)와 (다) 제시문은 패도정치에 대해 말하고 있다’와 같이 쓰면 된다.

영리한 수험생이라면 이미 알고 있겠지만 요약은 결코 쉽지 않다. 제시문 간의 연관 관계를 파악해야 하고, ‘패도정치’에서 ‘왕도정치’를 이끌어낼 수 있을 정도의 스키마(내용을 어떤 형식에 따라 과학적으로 정리 또는 체계화시키는 틀)가 있어야 한다.

LEET 예비시험 결과 논술에서 70점 이상 맞은 수험생이 한 명도 없다는 발표는 많은 사람이 논술의 용어에 익숙하지 않으며, 수렴적 사고를 하지 않았다는 걸 의미한다.

○ 요약 원리 (한국의 독서율이 낮은 이유)

논리적인 글 읽기의 목적은 시험 출제자가 보물처럼 숨겨 놓은 중심 내용을 간파하는 것이다. 이는 논증 평가형이나 적용·발전형 문제 모두에 적용되는 중요한 원리이며, 책을 읽기 위한 ‘고갱이’인데도 국어 교육 전 과정에서 무시되고 있다. 한국의 독서율이 낮은 이유는 학생들이 글을 논리적으로 읽는 교육을 제대로 받아본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고등학교 교과서 중에 ‘독서’라는 멋진 책이 있지만 학생은 시험 때를 빼고는 거의 보지 않는다. 다음 도표 둘을 잘 들여다보면 논리적으로 글을 읽는 기초적인 눈을 뜰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요약원리1 (핵심단어와 중심문장을 이용하는 방법)
제시문핵심 개념 (문장과 단락)핵심 내용 ( 글 )
(가)
(나)
(다)
(라)
N1 (상위 개념,
N2 중심 문장)
N1' (하위 개념,
N2' 뒷받침 문장)
-N1과 N2
-(가), (다)와 (나), (라)

요약 원리2 (연약법을 이용하는 방법)
제시문 ⇒ 핵심 내용 (요지)
구체적 전제구체적 결론일반적 전제(명제, 원리, 이론)
하위 개념 ⇒ 상위 개념

지면 관계상 다른 요약 원리를 더 소개하기는 힘들다. 위 두 가지 방법은 LEET 논술에서 만점을 받는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 반드시 알아야 하는 방법이다. 이를 잘 이해하고 활용하기 바란다.

이동민 엘림에듀CTI 연구위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