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5800여 개가 입주한 인근 시화공단의 피혁, 폐기물, 화학, 도금 공장 등 일부 사업장이 악취의 진원지.
이 씨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악취 발생 횟수가 크게 줄었지만 아이를 키우는 처지여서 요즘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공해도시란 오명을 듣던 시흥시가 주민 민원을 최소화하고 친환경 생태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사업을 올해부터 본격 추진한다.
시는 4억6000만 원을 들여 9월부터 시화공단 내 성우엔지니어링 옥상을 비롯해 6곳에 실시간으로 악취를 감지하는 시설을 가동한다.
악취가 심할 경우 즉각 중앙상황실에 통보돼 환경담당 공무원이 현장에서 오염 배출사업장을 단속한다.
시는 주민보다 첨단시설이 먼저 악취를 감지해 행정지도에 나서므로 민원이 크게 줄 것으로 예상했다.
또 이달부터 내년 8월까지는 다목적 관측 장치인 라이다(Lidar)를 이용해 동식물 식생을 조사한다.
동식물의 서식 분포도를 한눈에 보여주는 생태지도를 만들어 개발사업 때 대체 서식지를 확보하도록 하는 등 친환경 도시 건설의 기초 자료로 활용한다.
시화공단을 가로지르는 간선수로 4곳은 연말부터 자연형 생태하천으로 복원한다. 하천변에 휴식공간과 산책로,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든다.
악취 배출 업체에 대한 시설 개선비 및 기술 지원도 늘리고 휘발성 유기화합물(VOC) 측정 장비를 설치해 시화지역의 대기 질을 개선하기로 했다.
영세사업장에 대해서는 악취 방지시설 개선비용을 무이자로 빌려주고 악취 방지시설에 책임자를 지정한다.
시는 또 1997년 7월 주민이 자발적으로 만든 시화지구 민간환경감시단에 대한 지원을 늘릴 계획이다.
민간환경감시단은 지난해 1396회에 걸쳐 시화공단지역을 순찰해 36개 환경 위반업체를 적발했다. 이에 따라 악취 관련 민원이 전년도에 비해 45%나 줄었다.
시는 또 대형 점포, 찜질방 등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시설과 신축 공동주택의 실내공기 오염도를 정기적으로 측정하고 공포하기로 했다.
이석현 시흥시 환경기획팀장은 “시흥시가 공해도시라는 이미지를 벗고 친환경 청정도시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환경 행정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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