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외유(物外游).’
“세속을 떠나 이제 자연에 순응하는 마음을 가지려 합니다.”
대전 충남 서예계의 1세대 작가인 장암 이곤순(60) 선생이 37년 만에 개인전을 갖는다. 7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대전시립미술관 5전시실에서 열리는 ‘2008 대전미술의 지평전’의 첫 테이프를 끊는 것. 이번 서예전은 1998년 대전시립미술관 개관 이후 최대 규모로 임재우, 정태희 선생의 작품전이 이어진다.
6일 대전 중구 중촌동 중도빌딩 4층 보문서예원에서 만난 장암은 서도인답게 차분한 표정이었지만 한편으론 자신의 분신을 오랜만에 드러내놓는 데에 대한 긴장감도 엿보였다. “마치 30여 년 키운 딸을 시집보내는 것 같아요.” 장암은 한글체, 전서, 해서, 행서, 초서, 예서 등에 두루 능하다. 한글 판본 고체와 선비들의 한글 편지 흘림체, 국한문 혼용체, 한글 궁체 연구를 통해 한글 서체의 새로운 다양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특히 광개토대왕비와 옛 금석문의 글씨를 바탕으로 한 그의 독특한 서체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충남 보령이 고향인 장암은 초등학교 입학 전 이미 천자문을 서예로 통달했으며 대학 졸업 후 1971년에 첫 개인전을 열었다.
서예가 박홍준 선생은 “장암의 작품 세계는 웅대하고 유려하다. 모양내기는 애당초 찾아볼 수가 없고 그의 아호대로 크고 오래된 바위 같은 기품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1990년 초반부터 최근까지의 작품 60점과 인보가 전시된다. 042-602-3225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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