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자문 블록-프레스 씨 “테뉴어 심사制 교육의 질 높인다”

  • 입력 2008년 5월 12일 03시 01분


“테뉴어(tenure·정년보장) 심사제도는 교수와 교육, 연구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좋은 수단입니다.”

KAIST의 교육 개혁 자문에 응하기 위해 내한한 에릭 블록(74) 전 미국과학재단(NSF) 총재와 프랭크 프레스(73) 전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 과학담당 비서관은 9일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교수들이 최고의 대학을 만들어 낸다. 테뉴어 제도는 이를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현재 경영 및 홍보 컨설팅 회사인 워싱턴 자문 그룹에서 활동하는 이들은 6∼10일 KAIST에서 연구 분야, 학제, 교육환경 등을 살펴본 뒤 개혁 방향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연간 30억 달러의 연구개발 예산을 총괄하는 NSF는 한국의 과학기술부와 과학재단을 합친 성격의 기관이다.

서남표 KAIST 총장의 개혁에 대해 블록 전 총재는 “문제풀이보다 인터뷰로 학생을 선발하는 인성 위주 입시 제도는 창조적인 인재 확보를 위해 적합하고 한국의 교육 시스템을 바꾸는 데 좋은 역할을 할 것 같다”며 “100% 영어 강의와 학과장에 대한 권한 위임 등 곳곳에 개혁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개혁은 구성원들과 보조를 맞추어야 한다”며 “개혁의 속도를 조절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프레스 전 비서관은 “미국의 하버드대는 연구기금 등을 통해 사실상 전체 예산의 50%를 정부에서 지원받고 있고 이런 정부 지원이 없었다면 지금의 하버드대는 없었을 것”이라며 “한국 정부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산하는 KAIST 같은 대학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KAIST가 훌륭한 대학인데도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고 특히 해외에서 그런 것 같다”며 “교육과 연구의 수준이나 독보적인 연구 분야, 각종 학회 활동, 졸업생의 사회 공헌도 등을 통계와 데이터로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블록 전 총재는 “미국은 성장 동력을 우수한 이민자들에게서 찾았다”며 “한국의 대학들도 다양한 인종의 인재들을 수용하고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학자들을 많이 초청해 아이디어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