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me TOWN]LEET 논술,논리적 글쓰기<2>논리적 글쓰기 기초

  • 입력 2008년 5월 12일 03시 01분


와인은 와인 잔에, 설렁탕은 뚝배기에 담아야 제 맛이 나듯이 시험을 치를 때 아무리 많이 알아도 올바른 문장에 담아내지 못하면 그 의미를 전달하기 힘들다. 비문으로 된 문장은 채점관이 끝까지 읽지도 않는다. 법학적성시험(LEET) 논술 시험 준비를 위해 많은 책을 읽어야 한다는 주장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문법과 문장론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문법과 문장을 모르고 글을 쓰거나 지식을 가르친다면 그 결과는 뻔하다. 문장이 튼튼하게 뿌리를 내려야만 지식도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수험생들은 글쓰기를 두려워한다. 이들은 자신이 표현한 것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다. 대부분 띄어쓰기와 맞춤법, 원고지 사용법 등 글쓰기에 필요한 기초를 잘 알고 있다. 혹시 잘 모른다 하더라도 몇 번만 첨삭하다보면 기초를 바로잡을 수 있다. 하지만 문장 성분 간 호응 여부는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이는 문장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한 학생이 쓴 문장이다.

‘제시문 (나)는 공리주의는 사회 구성원 전체의 효용에 근거해서 그것을 정책평가의 궁극적 척도로 생각한다.’

이 문장은 ‘(나)는’과 ‘공리주의는’이란 대목에서 같은 격조사 ‘는’이 반복 사용됐다. 그 결과 서술어 ‘생각한다’와 호응하는 주어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 그리고 ‘사회 구성원 전체의 효용’은 무슨 뜻인지 의미가 불분명하다. 또한, 지시어 ‘그것을’이 가리키는 대상이 ‘근거’인지 ‘효용’인지 역시 명확하지 않다. 제시문을 정확하게 이해했더라도 그 내용을 올바른 문장에 담지 못한다면 합격권에 들 수 없다.

○ 꼭 알아야 할 문장 형태

학생 대부분이 문장 구조를 모르기 때문에 잘못된 문장을 쓴다. 반면, 합격권에 드는 10% 정도 학생은 어법에 맞게 쓴다. 이럴 경우 금방 합격, 불합격이 판가름난다. 문장 구조를 꼭 익혀서 호응이 안 되는 문장을 쓰지 않기를 바란다.

1) 홑문장: (관형어) + 주어+ 목적어+(부사어) +서술어

‘제시문 (가)는 대중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2) 이어진 문장: 주어+목적어+부사어+서술어, (주어)+(목적어)+서술어

‘법조계는 그동안 정치권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고, 권위적인 측면이 있었다.’

3) 안은 문장, 안긴 문장: (관형절)+주어+(관형절)+목적어+(부사절)+서술어

‘최근 쟁점이 되고 있는 대통령 탄핵은 투표를 하지 않은 시민들의 여론 표출일 수도 있으나,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처럼 세 가지 문장 구조를 잘 알고 있으면 대부분의 내용을 올바르게 담을 수 있다. 위에서 예로 든 학생이 쓴 문장은 주어와 목적어를 정확히 구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주어와 서술어, 목적어와 서술어의 호응이 안 될 수밖에 없다. 다음과 같이 고치면 된다.

‘제시문 (나)에서 공리주의자들은 사회 구성원 전체의 이익을 추구하고, 이를 정책평가의 궁극적 척도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 문장은 호흡이다.

문장 구조를 알면 문장의 길이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게 된다. 홑문은 길이가 짧고, 겹문은 길다. 논술 책마다 문장은 짧게 써야 한다는 말을 하지만 모두 맞는 말은 아니다. 어떤 수영 선수가, 어떤 판소리 명창이, 어떤 관악기 연주자가 호흡이 짧은가? 문장의 길이 역시 내용에 따라서 다르다. 춘향전만 보더라도 어사가 출두하는 장면에서는 문장이 짧지만, 춘향이 옥중에서 탄식하는 장면은 문장이 길다. LEET 논술 역시 문장으로 글을 쓰기 때문에 강조하고자 하는 핵심 내용이라면 짧게, 부연 설명과 같은 뒷받침 문장이라면 비교적 길게 써야 한다. 다음은 페리클레스의 글이다.

‘우리의 정치체제는 다른 나라의 제도를 흉내 낸 것이 아니다. 남의 이상을 추종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로 하여금 우리의 모범을 배우게 하는 것이다. 소수의 독점을 배격하고 다수의 참여를 수호하는 정치체제, 그 이름을 민주정치라고 부른다.’

첫 번째 문장은 독자의 관심을 촉발하기 위해 짧게 부정문으로 썼다. 그리고 두 번째와 세 번째 문장은 비교, 대조를 통해서 핵심적인 내용에 구체적으로 접근해가고 있다. ‘∼이 아니다’에서 ‘이상’, ‘모범’과 같은 추상적인 개념으로 연결한 다음에 ‘독점 배격과 다수 참여’와 같이 의미가 분명한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는 논술에서는 물론이고, 면접과 같은 구술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기초적인 원리는 문법이다. 글의 구조를 설명한 다음 도표를 차분히 들여다보면 8월 시험까지 논술공부를 어떻게 해야 할지 이해할 수 있다.

이동민 엘림에듀CTI 연구위원

읽기과정→요약(핵심 내용 파악)
핵심어중심 의미→중심 문장→요지→주제(핵심내용)
단위(글의 구조)단어구·절문장문단글, 이야기, 담화
글쓰기과정교정←호응←쓰기←개요 짜기←주제문 작성
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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