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타미플루’ 올해 2배 늘려 250만명분 비축
정부가 인플루엔자 대유행에 대비해 항바이러스제 비축량을 2배로 확대하기로 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조류인플루엔자(AI)의 인간 감염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정부가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 비축량을 올해 말까지 현재 124만 명분에서 250만 명분으로 늘리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5%가 쓸 수 있는 양이다. 그동안 정부는 인구의 2.5% 수준인 124만 명분을 비축하고 있어 항바이러스제 비축량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어 정부는 AI가 21세기 첫 번째 ‘대유행 인플루엔자(판데믹·pandemic)’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따라 특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갑자기 세계적으로 대거 발생하는 상황에 대비해 미리 만들어 놓는 판데믹 사전 예방백신 4만 명분을 올해 말까지 별도로 비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의 비축 예방백신에 자사의 백신을 집어넣기 위한 업체들 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서울에서 광진구에 이어 송파구에서도 AI가 발견됐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이날 송파구에서 8일 조사를 의뢰한 오리에 대해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검사한 결과 AI가 의심되는 ‘H5형 항원 양성’으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송파구 장지동과 문정동 일부 지역의 비닐하우스에서는 닭과 오리 8100여 마리를 기르고 있었다. 서울시는 이 닭과 오리를 포함해 예방 차원에서 애완용을 제외한 서울 시내의 모든 조류 1만5000여 마리를 도살 처분하기로 했다.
8일 부산 강서구에서 발견된 AI 의심 사례는 고병원성 AI로 이날 확진됐다.
부산에서 AI 의심 사례가 접수된 적은 있지만 고병원성인 것으로 최종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시와 강서구는 반경 3km 이내에서 사육 중인 닭과 오리 1만3000여 마리를 12일 도살 처분할 계획이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AI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당분간 살아 있는 닭의 재래시장 반입과 거래를 차단하고 300여 대의 소형 가금류 이동차량은 강력한 행정지도를 통해 이동 통제와 방역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며 “축산농가와 서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