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는 AI가 소멸되면 일정을 새로 정할 방침이다.
경북도와 영천시, 경북도교육청은 9일 긴급회의를 열어 논란 끝에 도민체전을 연기하는 것이 AI에 따른 위험을 막는 데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지난달 말 영천에서 발생한 AI가 주경기장인 영천시민운동장에서 1km가량 떨어진 곳인 데다 경북 23개 시군에서 참석하는 대규모 체육대회여서 AI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영천시를 비롯해 경북지역 전체가 AI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에 행정력을 총동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도민체전을 개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도 고려됐다.
200억 원가량을 들여 경기장을 수리하고 선수단 숙박 등 대회 준비를 마친 상태에서 갑작스레 대회가 연기되자 영천시는 허탈한 분위기다.
이번 대회에는 선수 8000명과 임원 2000명 등 1만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었다.
영천시 야사동에 사는 박모 씨는 시청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개막식을 손꼽아 기다렸는데 영천 이미지가 실추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며칠 전에 선수단 결단식을 열어 필승을 다짐하고 도민을 맞을 준비를 마쳤는데 선수들이 얼마나 힘이 빠지겠느냐”고 말했다.
김영석 영천시장은 시청 홈페이지에 도민체전 연기에 따른 서한문을 올리고 시민의 단합을 호소했다.
김 시장은 서한문에서 “1년 동안 11만 시민이 힘을 모아 도민체전을 완벽하게 준비했는데 갑작스러운 사정으로 연기할 수밖에 없게 돼 고개를 들지 못하겠다. 경북도민을 위한 조치인 만큼 실망을 딛고 새로운 마음으로 대회를 준비하자”고 말했다.
경북도는 AI가 누그러지면 최대한 빨리 영천시와 협의를 거쳐 개최 일정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경북도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한 달 안에 개최 일정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