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흐름에 주목! 작품 배경-내용이 손에 잡힌다
고전시가의 이해방법이나 특징은 현대시와 대동소이하지만 시대가 다른 만큼 나름의 특징도 있다. 수능 초기에는 유명 작가의 작품들이 출제되었으나 최근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의 작품도 지속적으로 출제되고 있다.
〈표1〉 고전시가의 빈출 유형 및 요소 | |
순위 | 문제 유형 |
1 | 공통점이나 차이점 찾기 |
2 | 표현상의 특징 및 효과 파악 |
3 | 시어의 함축적 의미 및 기능 파악 |
4 | 작품의 종합적 감상 |
5 | 창의적 사고 |
■어떤 시들이 나오나
현대시와 마찬가지로 고전시가의 출제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재의 선정이다. 특히 1인칭의 문학이고 고백적인 특징이 있다는 점에서 수필 작품과 보다 편리하게 묶인다. 교훈적인 주제를 나타내는 고전시가는 수필 작품과 천생연분이다. 제재는 ‘200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대비 학습 방법 안내(www.kice.re.kr)’에도 나와 있듯이 정철의 ‘속미인곡’(2006) 등 18종 문학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을 중심으로 정전적인 작품들이 선정된다. 조위의 ‘만분가’(2007)처럼 EBS 교재에서 다뤄진 작품을 선정하기도 한다.
한시나 고려가요, 향가 등의 경우에는 전 지문이, 가사나 잡가, 연시조 등은 부분 지문이 선정되며, 너무 어려운 작품은 감상의 힌트가 충분히 제공된다. 최근에는 고어가 아닌 현대어로 변환한 지문을 출제해 수험생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주제나 제재 면에서는 이별, 자연 친화, 강호가도(江湖歌道), 연군(戀君), 교훈, 학문 등 제한적이다. 추론적 사고, 비판적 사고 등 평가요소도 고르게 안배된다. 하지만 고전시가의 특징을 활용하거나 작품의 특징을 찾아 창작에 응용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창의적 사고 유형의 문제가 출제되는 점도 주목하자.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매뉴얼 중 고전시가 부분〉
6월 모의평가의 경우에는 현대시와 고전시가를 함께 묶어야 한다는 지침이 있었기 때문에, 현대시 2편과 고전시가 1편, 현대시 2편과 고전시가 2편 정도를 묶어야 한다는 암묵적인 합의가 있었다. 그리고 고전시가를 해독하는 데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으므로, 학생들의 읽기 속도를 방해하지 않도록 너무 긴 시는 제재로 활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도 고려해야 할 사항 중에 하나였다.(중략) 그리하여 새로운 세트가 구성되었는데, 윤선도의‘어부사시사- 동 10’과 안민영의‘담 안에∼’ 시조, 정지용의 ‘비’, 조지훈의 ‘낙화’가 그것이다. 이 세트는 자연물에 대한 인식을 이미지로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 세트에 대한 다른 출제자들의 반응은 좋았다. 이 세트 역시 관련 문항을 제작하기에는 용이하나 지나친 연관성으로 인해 오히려 학생들의 다양한 시 경험을 제한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리하여 지문은 고정된 상태에서 문항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출제자가 제작한 문항에 대해 전반적인 의견은 전체적으로 읽어야 할 시가 많아 정보량이 과다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좀 더 쉽게 해결할 수 있도록 정보량을 줄이거나 소요 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조정하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 상태로는 수험생의 능력을 차분하게 측정하지 못할 수도 있으며, 평가 상황 자체가 논란이 될 소지가 있기 때문에 그러한 부분에 대해서 조정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
현대시와 고전시, 수필과 고전시가가 묶이는 공통 요소는 다음과 같다. 대상에 대한 깊은 연민과 동정, 감각적인 표현의 특징, 부정적 현실인식 타파, 이별의 정한, 쓸쓸한 분위기, 고향에 대한 그리움, 초월과 달관, 우국충정, 농촌생활에 대한 긍정적 인식, 가난한 삶에 대한 정신적 극복, 자연친화, 임에 대한 그리움, 대상을 통한 삶의 태도 표현, 이상향에 대한 그리움, 대상에 대한 비판적 시각, 전원생활의 한가로움, 외로움과 한(恨)의 정서 등.
■시가의 흐름부터 공부하라
〈표2〉고전시가 감상의 체크 포인트 | |
번호 | 체크 포인트 |
1 | 화자의 상황이나 정서는 어떠한가 |
2 | 주요 소재(素材)나 배경의 기능은 무엇인가 |
3 | 주된 표현방법은 무엇인가 |
4 | 현실에 대한 비판적 의식이 있는가 |
현대시와 마찬가지로 문두와 <보기>를 먼저 보고 작품을 감상하는 것은 기본이다. 따라서 이를 바탕으로 작품을 독해해야 한다. 그 전에 고전시가에 대한 장르적 학습과 작품감상을 꾸준히 해야 한다. 시대별 대표 장르의 특징 정도는 알아두면 좋다. 시대의 흐름을 따라 공부하다 보면 장르 변천과 함께 당대인들의 주요 관심사를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휘력이 관건이다. 현대어로 변환해도 한자어나 고유어 어휘는 바꿀 수 없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고전시가 예시문항〉
(다)
평생에 원하는 것이 다만 충효뿐이로다
이 두 일 말면 금수(禽獸)나 다를쏘냐
마음에 하고자 하여 십 년을 허둥대노라〈제1수〉
계교(計較)* 이렇더니 공명이 늦었어라
부급동남(負(겁,급)東南)* 해도 이루지 못할까 하는 뜻을
ⓑ세월이 물 흐르듯 하니 못 이룰까 하여라〈제2수〉
비록 못 이뤄도 임천(林泉)이 좋으니라
무심어조(無心魚鳥)는 절로 한가하나니
조만간 세사(世事) 잊고 너를 좇으려 하노라〈제3수〉
강호에 놀자 하니 임금을 저버리겠고
임금을 섬기자 하니 즐거움에 어긋나네
혼자서 기로에 서서 갈 데 몰라 하노라〈제4수〉
어쩌랴 이러구러 이 몸이 어찌할꼬
행도(行道)도 어렵고 은둔처도 정하지 않았네
언제나 이 뜻 결단하여 내 즐기는 바 좇을 것인가〈제5수〉
―권호문, ‘한거십팔곡(閑居十八曲)’
*계교: 서로 견주어 살펴봄. *부급동남: 이리저리 공부하러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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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기>를 바탕으로 (다)를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연시조는 단순히 평시조 몇 작품을 병렬적으로 늘어 놓은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대체로 각 작품이 일관된 체계에 따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연시조는 질서 정연한 구성을 보이게 마련이다. |
①제1수는 시상 전개의 단서를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②제2수의 ‘계교’는 제1수의 ‘충효’와 관련되어 있다.
③제3수의 ‘임천’의 좋은 점이 제2수에 드러나 있다.
④제4수는 제2수와 제3수의 내용을 아우르고 있다.
⑤제5수는 제4수의 내용을 변주하여 시상을 심화하고 있다.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고전시가 감상의 교과서적인 접근법
고전시가는 대부분 자연이나 전원생활, 학문에 대한 정진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 출제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대상의 부재(不在)로 인한 화자의 정서나 태도를 드러내는 작품들이 선정되기도 한다. 따라서 그런 점을 염두에 두고 접근을 해야 한다.
①함축적인 의미를 고려하기 전에 표면적 의미대로 읽어 감상을 해 본다.
②시의 내용이 역사적 상황과 관련되는 시인지, 개인적 삶과 관련되는 시인지 생각해 본다.
③현재 화자가 어떤 상황에 있는지 생각해 본다.
④연마다 반복되는 술어의 특정 어미를 통해 화자의 어조를 관찰한다. 어조는 화자의 태도를 암시한다.
⑤핵심적 내용은 대부분 화자의 심리가 반영되어 있는 곳에만 나타난다.
⑥대부분의 시는 마지막 연 쪽에 주제가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⑦시상이 어떤 방법으로 전개되고 있는지 관찰해 본다.
⑧자연물을 소재로 한 시는 대부분 그 자연물을 통해 화자의 내면을 표현하거나 인간사를 표현한다.
■어떻게 준비할까?
‘훈민가, 동동, 강호사시가, 농가월령가’ 등 18종 문학 교과서와 EBS 교재에 실린 공통 작품을 우선 학습한다. 최근에는 가사와 시조가 사랑이나 이별, 자연과 풍류를 노래한 작품을 미리 학습한다. 더불어 수년간의 평가원 모의평가나 교육청 학력평가에 실린 작품도 공부해야 한다.
각종 모의평가에 실린 답지의 작품을 잘 보는 것은 기본. 기본적 고유어는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 특히 고전시가에 자주 나오는 기본 상징어인 달 별 구름 대나무 잣나무 물 북극성 등의 의미를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또한 앞에서 언급한 공통적인 요소를 바탕으로 다른 현대시나 수필작품과 연계 학습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전작품을 어렵게 느끼는 이유는 어휘와 문화적인 차이에서 기인하므로 시간 여유가 있다면 시대배경이나 의복, 소품 등에 중점을 두면서 TV 사극 등을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만기 엑스터디 언어영역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