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주목해야 할 대목
대입 고전 논술-통합형 논술
상호보완적으로 공부를
올해 처음 시행되는 LEET 시험 준비생이 겪는 어려움 가운데 하나는 예시 문제가 풍부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언어이해나 추리논증은 MEET, DEET나 PSAT의 유사 부분을 참고하면 어느 정도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논술은 참고자료가 부족합니다. 입시기관이 연습 문제를 제시하고는 있지만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닙니다. 문제의 완성도에서 보자면 대입 논술 기출 문제 중에 좋은 문제가 많이 있긴 하지만 문제 형식이나 수준에서 LEET 논술과 유사한 문제를 찾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결국 수험생들은 출제기관인 교육과정평가원에서 이미 발표한 문제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의존할 예시 문제가 많진 않지만 정보가 부족한 것은 아닙니다. 이미 발표된 자료만으로도 논술의 방향을 충분히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더구나 특별한 테크닉이나 기량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누구나 다 아는 주요 능력을 길러 가는 것으로 방향을 잡을 수밖에 없습니다.
LEET 논술에서는 문항의 본질적인 요소와 우연적인 요소를 잘 구분해야 합니다. 현재 두 번에 걸쳐 발표된 예시 문항의 겉보기 특징 하나하나가 모두 정해진 출제 경향이라고 볼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예시 문항의 공통된 특징을 일반화해서 ‘경향’이란 괴소문이 떠돌고 있습니다. 예컨대 ‘요약 종합형 문제에는 반드시 동양 고전 관련 지문이 포함된다, 요약 문제는 반드시 둘 이상의 지문을 주고 서로 묶어서 요약하게 하거나 서로 대조하게 한다, 논증 평가 문제에는 반드시 과학 혹은 과학 철학 관련 지문이 나온다, 그리고 반드시 세개의 지문을 준다’ 등입니다. 이런 소문은 모두 성급한 분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분석들은 겉으로 드러난 특성을 정리하여 수험생들에게 무언가 경향을 제시하려는 족집게식 마인드에서 비롯됩니다. 이런 주장 중 상당 부분은 잘못됐습니다. 요약 종합형 문제에 동양 고전 제시문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요약 종합형 문항이 ‘종합’보다는 ‘요약’에 치중하여 긴 제시문 하나를 주고 핵심 내용을 요약하게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글을 분석적으로 이해하여 그 핵심 내용을 재구성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방식은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논증 평가형 문제도 제시문에 항상 과학 관련 내용만 나올 것이라는 보장은 전혀 없습니다. 반드시 세 가지 제시문을 준다는 보장은 더더욱 없습니다. 둘만 줄 수도 있고, 심지어 제시문을 하나만 주고 그 속의 논증을 평가, 비판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논증에 대한 평가 없이 분석 및 추리에만 그치는 문제도 나올 수 있습니다. 적용 발전형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시 문항에서 시민의 재판 참여 문제를 다루면서 국민참여재판제를 쟁점으로 다루었다고 해서 항상 최근에 관심을 불러일으킨 법적 주제나 쟁점만을 다룰 것이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논술을 준비할 때 좀 더 이 영역의 본질적 요소에 주목해서 접근하는 우직함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제시문의 상당수가 묵직한 고전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본질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 제시문의 소재가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등에서 골고루 선택될 것이라는 것도 본질적 요소라 하겠습니다. 이런 것들은 사실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별 효용이 없는 것들입니다. 그러나 단기적 준비를 위해 정보 가치가 있어 보이는 듯한 ‘경향’들은 사실상 잘못된 것이거나 성급한 분석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분석적으로 지문을 이해하고 논리적, 비판적으로 평가한 다음, 그 결과를 창의적으로 적용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 본질적 요소이므로 이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도저히 어떤 문제를 활용해야 될지 모르겠다면 현재 주어진 자료 중에는 상대적으로 대입 논술의 기출 문제가 도움이 됩니다. 대입 논술 기출 문제를 크게 과거의 ‘고전’ 논술과 최근의 ‘통합교과형’ 논술로 나누어 본다면 양쪽을 보완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한 가지 방법입니다. 과거의 고전 논술 제시문은 고전이지만 논제가 포괄적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반면 최근 통합교과형 논술의 논제는 평가 능력별로 구체화되어 있지만 제시문에 고전 외의 다양한 글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두 모델을 보완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통합교과형 논술 문제 중에는 지문을 종합해서 요약하는 문제, 지문에서 제시된 논증을 분석하고 평가하는 문제들이 상당수 있습니다. 우선 이런 문제들을 집중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아가 과거 고전 논술 문제 중 수준 있는 제시문을 가진 문제를 택해 논제를 좀 더 구체적인 형태로 고쳐서 써 보는 과정을 밟아보는 것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