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달 외워도 성적은… 개념-맥락 이해!
《우리는 누구나 성공담에 익숙하다.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는 곳곳에서 들을 수 있다. 반면 실패담은 들을 기회는 많지 않다. 자신의 실패를 드러내놓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적기 때문이다. 수험생에게 실패담이 성공담보다 더 큰 교훈을 줄 때가 많다. 대학 입시의 고배를 마신 선배들은 왜 실패했을까? 그 원인은 무엇이고 해결 방법은 무엇일까? 좋은 공부 습관이야말로 대학으로 가는 든든한 재산이다. 실패를 부르는 나쁜 공부 습관의 유형과 그에 따른 해결 방안을 살펴보자.》
○인생은 즐거워!
모든 수험생이 열심히 공부해야한다는 점을 모르지는 않는다. 그러나 PC방, 만화, 이성교제 등과 같은 유혹에 빠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누구나 놀기를 좋아한다. 이와 동시에 누구나 자신이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가를 잘 알고 있다. 천성적으로 놀기를 좋아하거나 속이 없어서 노는 수험생은 없다.
열심히 공부하지 않는 학생은 주어진 문제를 정면으로 해결하기보다 외면하거나 도망치는 경향을 보인다. 중요한 일을 앞두고 오히려 도망가고 싶은 경험을 한 성인은 한둘이 아니다. PC방에서 날을 새는 수험생은 게임을 좋아한다기보다는 책상 앞에 앉는 게 두렵기 때문이다. 이런 학생과 상담해보면 성적에 지나친 부담감을 가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 이런 유형의 자녀를 둔 부모는 성적에 대해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주거나 형제, 주변 친구들과 비교하는 일을 삼가야 한다. 이런 수험생의 급선무는 학업성적을 몇 점 더 올리는 게 아니라 올바른 생활습관, 공부습관을 기르는 것이다. 부모는 학습 외적인 생활을 통제하고 관리하며, 성적과 관련된 부분은 교사나 입시 전문가에게 의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진로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아, 그거 실수로 틀린 거야!
틀린 시험지를 들고 학생들이 가장 자주 하는 말은 ‘실수로 틀렸어!’다. 물론 사람이니까 실수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시험 때마다 반복되는 똑같은 실수는 이미 실수가 아니다. 상담 과정에서 이런 학생들에게 “아는 것과 푸는 것은 다르다”고 충고하곤 한다, 수능과 같은 사고력 중심의 시험은 강의 내용이나 해설서의 정답을 이해한다고 해서 자신에게 그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수학 문제를 눈으로 푼다거나, 문제가 막히면 답부터 들여다보는 학생일수록 실수가 잦다.
☞ 이런 학생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오답노트다. 오답노트는 자신이 틀리게 사고한 부분을 정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정답의 이유보다는 자신이 오답을 선택하게 된 사고과정을 적어두고 잘못된 부분을 고쳐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이야기이다. 또한 기본 개념이나 원리를 친구에게 설명한다는 기분으로 학습하는 태도가 하나의 해결 방법이 될 수 있다.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것과 영악하게 공부하는 것은 매우 다르다. 수학의 경우 직접 풀지 않고 눈으로만 푼다든지, 참고서의 풀이과정을 훑어보는 것은 시험에서 풀이과정이 막히거나 오답으로 유도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명심하자.
○나무부터 꼼꼼하게, 그러나 숲은?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도 길고, 딴 생각을 하는 것도 아닌데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는 학생들도 있다. 가르치는 교사나 강사, 부모가 가장 안타까워하는 유형의 학생들이다. 이들은 주어진 과제를 성실하게 처리하나 자기주도적인 사고과정이 생략된 채 교사나 강사가 중요하다고 말한 부분만 달달 암기하는 식으로 공부하는 경향이 짙다. 과거에는 성실하기만 하면 상위권을 지킬 수 있었지만 사고력 중심의 수능은 다르다. 내용의 앞뒤 맥락이나 왜 중요한지, 다른 방법의 풀이과정은 없는지 생각지 않고 단순히 암기한다면 시간이 흐른 뒤 기본개념을 연결시키지 못해 통합적, 다면적 사고가 요구되는 수능 유형의 문제에 적응하기 힘들다. 범위의 넓고 좁음에 따라 성적이 많이 달라지는 학생도 이러한 유형일 가능성이 높다.
☞ 평소 성실하고 유순한 학생들에게 발견되기 쉬운 학습 유형이다. 이런 학생은 대체로 내신 성적을 잘 유지하는 편이어서 부모가 크게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구조적으로 내신 시험은 시험범위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여러 단원을 복합적으로 묶어서 출제하기 어렵다는 점이 수능과 내신 성적의 격차를 보이게 되는 이유이다. 이런 학생들은 요약 중심의 참고서 의존도를 줄이고, 교과서와 같은 기본서를 의도적으로 빠르게 읽어나가면서, 전체적인 맥락을 보려고 노력하는 공부가 중요하다. 틈틈이 주관식 서술형 문제나 통합 교과 논술 제시문을 다양하게 접하며 비판적 의문을 가져보는 훈련이 수시 논술 준비뿐만 아니라 수능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석이조의 학습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