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주변인 탐문을 통해 허씨가 사건 당일인 지난 17일 중고 자동차 매매상에게서 7천여만 원을 주고 BMW 승용차를 구입한 뒤 타고 달아났다는 첩보를 입수, 매매상 등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사건 이틀 뒤인 19일 오전 9시 10분께 강남구 삼성동 모 아파트 근처 주차장에서 지난 17일 오전 편의점 앞에서 도난당한 스타렉스 승합차를 찾아냈다.
승합차 안에 실려 있던 2억6700만원은 모두 사라진 상태였고 3억원을 담는 자루만 발견됐다.
용역업체 직원인 허씨는 지난 17일 오전 10시 50분께 강남구 청담동 모 편의점 앞에서 현금수송 승합차를 운전하다가 다른 직원들이 편의점 현금인출기에 돈을 채우기 위해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차를 몰고 달아났다.
경찰은 "허씨가 범행 직후 삼성동에 차를 버리고 현금만 갖고 도망친 것으로 보인다"며 "허씨의 명의로 된 자동차 2대를 확인해 수배하고 가족과 지인들을 상대로 행적을 탐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씨는 당일 출국 금지됐으며 평소 일본을 자주 오갔으나 범행 당일 이후 출입국 기록이 전혀 없는 만큼 국내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다수 지능범죄 전력이 있는 허씨가 구청 등 행정기관이 쉬기 때문에 가족 등의 신원 정보가 빨리 파악되지 않는 토요일을 노려 계획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사 결과 허씨가 근무한 용역업체는 3인 1조로 편의점 현금인출기를 맡도록 하고 있으며 범행이 일어난 편의점은 당일 세 번째로 들른 곳이라서 현금이 거의 모두 남아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허씨는 지난 6일 해당 용역업체에 취업해 열흘 만에 범행했으며 사기ㆍ횡령ㆍ협박 등 전과 16범임에도 고액을 운반하는 작업에 동원돼 용역업체의 인력채용 과정이 너무 허술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경비업법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실형의 선고를 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이 면제된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은 현금 호송ㆍ경비업무를 맡는 경비원이 될 수 없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