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할머니 발로 차고 때리고…

  • 입력 2008년 5월 20일 02시 58분


서울시 용역직원(왼쪽)이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김밥을 팔던 할머니를 폭행하는 모습이 찍힌 동영상이 19일 인터넷에 유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동영상캡처
서울시 용역직원(왼쪽)이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김밥을 팔던 할머니를 폭행하는 모습이 찍힌 동영상이 19일 인터넷에 유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동영상캡처
서울시 용역직원 폭행동영상에 시민들 “이럴수가” 분노

市 “머리숙여 사과”

서울 종로경찰서는 청계광장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문화제’에서 질서유지 활동을 하던 중 김밥 장수 할머니를 때린 서울시 용역직원 박모(23) 씨를 19일 폭력 등의 혐의로 조사했다.

경찰에 자진 출석한 박 씨는 17일 오후 7시경 서울 청계광장에서 김밥을 팔던 할머니와 언쟁을 벌이다 할머니를 주먹과 발로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박 씨가 할머니를 때리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19일 인터넷에 유포된 뒤 시민들의 비난이 거세지자 수사에 나섰다.

박 씨는 경찰에서 “할머니에게 ‘청계광장에서 김밥을 팔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할머니가 멱살을 잡고 ‘젊은이가 할 일이 없어서 이 짓을 하느냐. 평생 이 일이나 해먹고 살아라’고 말해 순간 이성을 잃고 할머니를 때렸다”고 진술했다.

또 박 씨는 “동영상을 보고 파렴치한 사람으로 몰려 망연자실했다”며 “할머니께 용서를 빈다”고 말했다.

경찰은 박 씨에게 폭행당한 할머니를 찾아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한 뒤 박 씨에 대한 처벌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서울시는 이날 ‘대시민 사과문’을 통해 “시민들이 우리의 어머니, 할머니와 같은 분이 폭행을 당하는 모습을 보고 분노하는 심정을 통감한다”며 “할머니와 시민에게 머리 숙여 사과한다”고 말했다.

방태원 서울시 가로환경개선추진단장은 “용역업체에 해당 단속원을 해고할 것을 요구하고, 진상조사가 완료되면 해당 업체와의 용역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영상출처 : 엠엔케스트

[화보]미국 쇠고기 수입 반대…청계광장 가득 메운 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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