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영재학교로 전환하는 서울과학고가 전환 이후에도 학교 명칭을 과학영재학교로 바꾸지 않고 원래 이름을 사용하기로 했다.
서울과학고와 서울시교육청은 “영재학교라는 이름이 지나친 우월감을 심어주고 다른 과학고와의 관계에서 서열화를 조장할 우려가 있어 현재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서울과학고 홍달식 교장은 “서울과학고가 과학영재학교로 지정됐지만 영재학교라는 단어가 들어간 이름으로 바꾸지 않을 생각”이라며 “영재학교는 학교 유형일 뿐 학교 명칭은 아니다”고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달 영재학교로 지정하면서 서울과학고 이름이 ‘서울과학영재학교’로 바뀔 것으로 전망됐다.
서울과학고는 17, 19일자 각 일간지에 낸 전형안내 광고에서 ‘서울과학고(과학영재학교)’라고 병기했고, 향후 입학전형도 이 이름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또 학교 측은 2009년 3월 개교에 맞춰 선발전형과 교육과정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에 명칭 개정에 신경을 쓸 시간이 없다는 의견이다.
교명을 개정하려면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점도 쉽게 교명을 변경하지 못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현재 서울과학고의 교명은 서울시교육청의 조례로 정해져 있어 이를 바꾸려면 서울시교육위원회와 서울시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서울과학고 관계자는 “내년 신입생은 영재교육 과정으로 운영하고 현재 1, 2학년 재학생은 과학고 교육과정으로 공부하면 된다”며 “학생, 학부모와 동문이 20년의 학교 전통과 연혁을 보존하길 바라고 있어 영재학교 전환 이후에도 교명을 그대로 쓰고 졸업 기수도 그대로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