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감사 과정에서 영문 오역으로 인해 ‘부실 감사’를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감사원은 1일 “기상청이 2006년 성능이 떨어지는 기상관측 장비를 대거 구입해 쓰는 바람에 기상 오보율이 2배 이상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기상청은 매일 두 차례씩 300km 상공에서 대기 상층의 온도와 습도를 측정하는 풍선형 일회용 장비인 ‘GPS 라디오존데’를 띄워 이 장비가 슈퍼컴퓨터로 전송하는 기초 정보를 분석해 날씨를 예보한다. 그런데 기상청이 구입을 결정한 장비는 습도 측정 오차가 무려 30%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것.
K사는 감사원의 ‘영문 오역’ 등으로 인해 막대한 손실을 봤다며 15일 국가와 언론 브리핑을 담당했던 진영규 감사원 감사관을 상대로 1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감사원 관계자는 “감사원은 K사가 아닌 기상청을 감사했고, 기상청은 감사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며 “감사 결과는 한두 가지 영문 자료가 아니라 제품성능 도표 등 전체적인 상황을 보고 내린 결정”이라고 재반박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