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여기 우리의 꿈을 묻습니다”

  • 입력 2008년 5월 20일 05시 49분


대구 함지고 타임캡슐 행사

20년뒤 총동창회날에 개봉

‘20년 뒤에 웃는 얼굴로 다시 만나자!’

대구 북구 구암동 함지고 교정에는 ‘20년 후 나에게 쓰는 편지’를 묻은 표지석(사진)이 세워져 있다.

돌 아래에는 전교생 355명과 교직원 35명이 20년 뒤에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쓴 편지와 학급별 사진이 묻혀 있다. 편지와 사진은 2028년 총동창회날에 개봉할 예정이다.

함지고는 지난해 3월 개교할 예정이었으나 교정에서 신라시대 유물이 발견돼 발굴작업을 하느라 개교 시기가 1년 늦춰졌다.

학생과 교직원은 학교를 감싼 함지산에 올라 최근 개교식을 열었다. 학교가 오래도록 발전하도록 해달라는 소망을 하늘에 알리고 맹세하는 서원(誓願) 행사였다.

과일과 육포로 상을 차려 조촐한 서원식을 연 학생과 교직원은 도시락을 함께 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원만한 인격을 기르자는 뜻에서 함지박(통나무의 속을 파서 큰 바가지처럼 만든 그릇) 모양의 원을 넣은 교기도 제작했다.

첫 학생회장으로 뽑힌 1학년 최혜진(17) 양은 “1회 입학생이라 선배는 없고 후배만 계속 생길 것이므로 어깨가 더욱 무겁게 느껴진다”며 “함지고가 대구의 명문학교로 성장하도록 친구들과 함께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권충현(56) 교장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는 창의적인 학생,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학생이 공부하는 학교를 만들자’는 뜻을 담은 편지를 교정에 묻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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