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해남반도와 장흥반도 사이 탐진강 하구에 있는 강진만은 섬과 천혜의 갯벌, 갈대밭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바닷가. 강진만이 시작되는 곳에 자리한 마량항은 쪽빛 바다 너머로 천연기념물인 까막섬 상록림이 펼쳐진 소박한 포구다. 어업자원이 줄어 쇠락해 가던 마량항이 관광과 문화가 어우러진 미항(美港)으로 거듭나고 있다.》
방파제 새단장에 회 가격 낮춰 관광객 북적
유동인구 3배로 늘자 수산물 매출도 쑥쑥
▽경관 감상하며 낚시=마량항은 2년 전 정부가 수산물 생산 유통 중심의 어항에 관광 기능을 더하기 위해 추진한 어촌어항 복합공간 조성 시범사업을 계기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112억 원을 들여 3곳의 방파제에 주변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데크와 야외무대, 산책로, 야간 경관 시설을 설치했다.
‘하방파제’(길이 100m) 끝 잔교 위에는 원형 야외무대를 만들고 ‘중방파제’(320m)에는 소나무 동산과 시비 조형물을 건립했다. 동방파제(270m)에는 강태공을 위해 경관을 감상하면서 낚시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김형호(52) 마량면 부면장은 “올 상반기 어촌체험마을이 조성되고 내년까지 공원화 사업이 마무리되면 마량항은 어촌어항 관광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횟집은 ‘남도 친절왕’=마량항 주변 21개 횟집들은 최근 회 값을 내렸다.
양식 활어(우럭 광어 농어 등)의 경우 kg당 5만 원에서 3만 원으로 낮추고 포장 회 가격도 kg당 3만 원에서 2만 원으로 인하했다.
마량 횟집연합회는 관광객 유치에 기여한 공로로 지난달 전남도로부터 ‘남도 친절왕’ 상을 받았다.
장상륜(63) 마량 횟집연합회장은 “회 값의 거품을 빼니 식당마다 매출이 30% 이상 늘었다”며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두 차례 열리는 수협 경매에도 관광객들이 몰려 포구가 활력이 넘친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개통된 마량과 고금도를 잇는 고금대교 덕에 교통량과 유동인구가 3배가량 늘어난 데다 수산물 매출도 급증해 지역경제가 되살아나고 있다.
▽매주 토요일엔 음악회=4월부터 11월까지 매주 토요일에 열리는 음악회도 마량항을 알리는 데 한몫했다. 강진군은 방파제를 리모델링해 야외무대와 광장 등을 설치한 뒤 2006년 11월부터 모두 31차례 음악회를 열었다.
최영일(영일수산 대표) 추진위원장은 “추억과 낭만을 주는 음악회를 마량항의 명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