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병원서 아내 살해…옥상서 떨어뜨려 자살로 위장

  • 입력 2008년 5월 24일 03시 01분


아내를 살해한 뒤 시신을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 옥상에서 떨어뜨려 자살로 위장한 의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의사 박모(44) 씨는 22일 오전 5시경 자신이 근무하는 경기 고양시 모 종합병원에서 아내 김모(42) 씨를 목 졸라 숨지게 했다.

박 씨는 김 씨의 시신을 병원 옥상으로 끌고 가 아래로 던진 뒤 “아내가 5층 옥상에서 투신해 숨졌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박 씨는 병원 폐쇄회로(CC)TV 화면을 조사한 경찰에 꼬리를 밟혔다.

경찰은 의식이 없이 몸이 늘어져 있는 아내를 등에 업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옥상으로 올라간 뒤 혼자서 내려오는 박 씨의 모습이 찍힌 CCTV 화면을 근거로 박 씨를 추궁한 끝에 범행 일체를 자백 받았다.

경찰 조사 결과 숨진 김 씨는 이날 오전 4시경 119구급차를 타고 박 씨와 함께 이 병원으로 와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은 뒤 연구동 건물 4층에 있는 박 씨의 연구실에서도 진통제를 맞는 등 치료를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박 씨가 범행 전 자신의 집에서 아내에게 약물을 주사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박 씨가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는지에 대해 집중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씨는 경찰에서 “내가 외도했다는 이유 때문에 아내와 말다툼을 하다 (우발적으로) 아내를 목 졸라 살해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고양경찰서는 박 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고양=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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