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me TOWN]LEET 논술,논리적 글쓰기/요약·종합형 모의고사

  • 입력 2008년 5월 26일 02시 57분


닮은 꼴 모으기 ‘교통정리’를 바로 하자

[논제]

제시문 (가)-(라)를 둘로 분류할 수 있는 원리를 서술하고, 같은 원리를 담고 있는 제시문끼리 묶어서 요약하시오(350-450자, 20점).



(가) 원목 그대로의 원래 모습이 손상되지 않고서 어떻게 술잔이 있을 수 있겠는가! 천연의 아름다운 백옥(白玉)이 손상되지 않고서 어떻게 옥을 깎아 만든 규(珪)와 장(璋)이 있을 수 있겠는가! 이와 마찬가지로 도(道)와 덕(德)이 버려지지 않았다면 어떻게 인(仁)이나 의(義)가 제창될 수 있겠는가! 인간의 참된 본성이 흐트러지지 않았다면 어떻게 인간의 구체적인 행위를 단속하는 예악(禮樂)을 필요로 하겠는가! 자연의 아름다운 다섯 가지 색깔이 어지러워지지 않았다면 누가 굳이 아름답게 꾸미는 일을 하겠는가! 자연의 아름다운 다섯 가지 소리가 서로 섞여 혼란스럽게 되지 않았다면 누가 굳이 육률(六律)의 가락에 맞추어 연주하겠는가! 원목을 쪼개고 부수어 그릇을 만드는 것은 장인(匠人)의 죄과이다. 자연 그대로의 도(道)와 덕(德)을 훼손시켜 인위적인 인(仁)과 의(義)를 실천하도록 하는 것은 성인(聖人)의 과오이다.

(나) 구부러진 나무는 반드시 도지개를 대고 불에 쬐어 바로잡아야 곧게 되고, 무딘 칼은 반드시 숫돌에 갈아야 날카로워지는 것처럼, 사람의 본성은 악인지라 반드시 스승이 있어야 바로잡히고 예의를 얻어야 다스려질 것이니, 만일 스승이 없으면 편벽된 데로 기울어져 부정해질 것이요, 예의가 없으면 난폭해져서 다스리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성왕(聖王)이 이를 위하여 예의를 일으키고 도를 세워, 성정(性情)을 교정하고 훈련함으로써, 사회 규범에 따르고 도리에 맞도록 한 것이다. 이제 사람들을 살펴보면 스승의 감화를 받고 학문을 쌓아서 예의를 숭상하는 사람은 군자가 되고, 제 성정대로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예의를 지키지 않는 사람은 소인이 되니, 이로써 사람의 본성은 악인 것이 분명하며, 선은 인위적인 것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다) 인간을 외적의 침입과 상호간의 위해로부터 방어할 수 있는 국가를 수립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리고 그로 인해 그들 자신의 노력과 대지의 열매에 의해 그들 자신을 자라게 하고 만족스럽게 살 수 있도록 보장해 주는 것은, 그들 모두의 권력과 힘을 하나의 인물 또는 한 집단의 인간들에게 부여해서 그들 모두의 의사를 다수의 소리에 의해 단일 의사로 만드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그것은 그들의 인격을 책임지는 하나의 인물 또는 집단의 인간을 지명하는 일이다. 그리고 만인은 그들의 인격을 그와 같이 책임지는 자가 공동 평화와 안전에 관계되는 일 속에서 행하는 모든 행위 및 행동하도록 만드는 모든 것을 창조하는 존재임을 스스로 승인하고 시인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범위 안에서 만인은 자신의 의사를 통치자의 의사에, 그리고 자신의 판단을 통치자의 판단에 복종시키는 것이다.

(라) 각 개인은 사회 공공의 이익을 촉진하려고 직접 노력하지 않고, 실제로 자신이 어느 정도 사회 공공의 이익을 촉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가 외국의 산업보다 국내의 산업을 도와주고 싶어 하는 것은 오로지 자기 자신의 안전을 위함이고, 그가 그 산업의 생산물이 최대의 가치를 갖게 되도록 그 산업을 운영하고자 하는 것은 그 자신의 이득을 취하기 위함이다. 그리하여 그는 이 경우에도 다른 경우와 마찬가지로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에 이끌려 자신이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목적을 추구하게 되는 셈이다. 그것이 그가 의도한 바가 아니라는 것은 반드시 사회에 대해 나쁜 것은 아니다. 그는 자기 자신의 이익을 추구함으로써 실제로 사회의 이익을 직접 추구했을 경우보다 더욱 유효하게 사회의 이익을 증진시키는 수가 많은 것이다.

[출전]

(가)「장자(莊子)」 ‘마제(馬蹄)’ 편

(나)「순자(荀子)」, ‘성악(性惡)’ 편

(다) 홉스 「리바이어던」

(라) 아담스미스 「국부론」

[논제 및 제시문 분석]

이 문제는 1월에 실시된 로스쿨 예비 시험 문제와 유사한 유형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예비시험 문제에서는 분류의 기준을 제시하였으나 이 문제는 스스로 분류의 기준을 찾도록 하였다. 수험생들의 제시문간의 연관 관계 파악 능력과 분류의 기준을 스스로 만들어 분류할 수 있는 능력(유목화 능력)을 더욱 강도 높게 평가하고자 하였다. 올해 8월에 실시되는 LEET 논술 시험에서는 예시 문항이나 예비 시험 유형과 차이가 나는 문제가 출제될 수 있기에 수험생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다양한 유형에 대한 문제 해결 능력 함양이 필요할 것이다.

이 문제는 제시문 (가)-(라)를 같은 관점끼리 분류하고, 각각의 관점을 요약하는 문제다.

논제 요구 사항은 둘이다. ① 제시문 (가)-(라)를 둘로 분류할 수 있는 원리를 서술하고 ② 같은 원리를 담고 있는 제시문끼리 묶어서 요약하시오. ③ 지시 분량 (350∼450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험생은 면밀하게 제시문 간의 연관관계를 살펴 나름대로 분류할 수 있는 원리를 찾아내어 서술해야 한다. 제시문 (가)는 도가 사상가인 장자의 글로 인위적인 인(仁)과 의(義)를 실천하도록 강요하여 자연적인 도(道)와 덕(德)이 훼손되었음을 비판하는 글이다. 제시문 (나)는 유가 사상가인 순자의 글이다. 순자는 성악설에 근거하여 자연적인 것은 악하며 인위적인 것은 선하기에 인위적인 교화와 사회 제도적인 규제가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제시문 (다)는 사회 계약론자인 홉스의 사상이다. 홉스는 평화와 안전을 위해 통치자에게 절대적으로 복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제시문 (라)는 자유방임주의를 표방한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에서 발췌한 글이다. 이 글에서 애덤 스미스는 개인의 자유로운 경제 활동이 의도하지 않게 공익 증진에 기여한다고 말하고 있다. 즉, 개인적 합리성이 사회적 합리성을 실현한다는 것이다.

이 문제를 출제한 의도는 개인과 사회(국가)의 관계를 전제한 후 비개입주의와 개입주의, 자율과 타율의 원리를 찾는 것이었다. 또한 인간의 자연적인 본성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무위의 강조와 본성에 대한 불신을 근거로 한 인위의 강조도 답으로 인정할 수 있었다. 수험생들은 먼저 분류의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에 따라 분류한 후에 요약하면 된다. 요약의 원칙상 제시문의 문장을 발췌하여 인용하는 것과 관점에 대한 평가나 제시문에 없는 내용을 서술하는 것은 금물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심상철 엘림에듀 CTI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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