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대란’으로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면서 기름값을 아끼기 위한 서민들의 고육책이 이어지고 있다.
휘발유 값이 L당 2000원까지 육박한 지난 주말, 외식 장소로 인기를 끌었던 대도시 근교 음식점에는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차량 이용 여행-쇼핑 줄어
부산 기장군의 한 고깃집 주인은 “굳이 교외의 식당을 찾으려 하지 않는다”며 “미국산 쇠고기 파동만으로도 어려운데, 고유가까지 겹쳐 가게 문을 닫아야 할 처지”라며 울상을 지었다.
주말 여행지도 가까운 곳으로 바뀌고 있다.
경남 창원시의 공무원 이모(51) 씨는 동료 7명과 부부동반으로 지리산 일대를 1박 2일로 여행하려던 계획을 포기했다.
이 씨는 “기름값 부담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까운 경남 진해시 장복산으로 행선지를 바꿨다. 산행을 마친 뒤 횟집에서 푸짐하게 식사를 했지만 기름값은 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집 근처 마트까지 가는 기름값을 절약하기 위해 쇼핑을 온라인으로 하는 알뜰 주부와 대중교통 이용객도 늘고 있다.
주부 이모(32) 씨는 “주말에 차를 타고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곤 했는데 이제는 온라인으로 8만 원 이상 구입하면 무료 배송을 하는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 정보기술(IT)업체 영업사원 장모(30) 씨는 “기름값이 많이 오르면서 회사에서 유류비 지원이 제대로 되지 않아 대중교통을 이용해 영업을 하려니 피곤하다”고 하소연했다.
버스 이용객 크게 늘어
경기 안양시 석수동에 사는 회사원 전모(33) 씨는 “송파구 문정동 직장까지 승용차로 출근할 때는 40∼50분이면 충분했지만 지금은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고 다니느라 1시간 반이나 걸린다”며 “하지만 한 달에 30만 원이 넘는 기름값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2월 하루 평균 400만 명이었던 서울 버스 이용객은 3월 468만 명, 4월 480만 명으로 크게 늘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창원=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